“이혼 막아라” 북, 여성들에 특별교육

0:00 / 0:00

앵커: 북한 당국이 이혼하는 사례가 잦아지는 현상과 관련해 대책마련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날로 악화되는 생활난으로 인해 이혼하는 경우가 빈번해지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이명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27일 “요즘 사회적으로 이혼하는 사례가 잦아지고 있는 것과 관련해 중앙에서 각 지역 당에 대책마련을 위한 지시문을 하달했다”면서 “지난 25일 내려온 지시문에는 이혼을 제기하는 대상들에 대한 사상교양을 강화하여 이혼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이같은 현상은) 코로나 사태 이후 날이 갈수록 더 어려워지는 생계 문제와 직결 되어있다”면서 “작년 9월 여맹(여성동맹) 차원에서 이혼을 막기 위한 여성 대상 사상교양을 강화하라는 지시가 내려진 바 있다(9월27일 본 방송 보도)”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나 올해 들어서 이혼하는 사례가 줄지 않자 이번에 다시 중앙당 차원에서 이혼을 막기위한 대책을 마련하라는 지시가 내려온 것”이라며 “코로나 사태가 어느 정도 진정되면 생활난을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던 부양여성(주부)들이 ‘고난의 행군’때와 비교될 정도로 생활고가 심각해지자 차라리 가정을 포기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중앙에서는 이혼에 관한 해설담화자료 ‘이혼하는 현상을 철저히 없애고 사회의 세포인 가정을 화목하게 꾸려 나가자’를 만들어 각 지역당 주도로 여맹원들을 대상으로 사상교양사업을 진행할 데 대해 지시했다”면서 “어머니, 가정주부, 아내로서 자기의 본분을 다하도록 당 조직들과 근로단체 조직 들에서 개별 교양과 집체 교양을 강화하도록 지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에서 여성들이 생계활동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다보니 여성들을 주요 사상교양사업의 대상으로 삼았다고 이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중앙에서는 경제적 어려움을 핑계로 부당한 조건과 구실을 대면서 이혼을 제기하는 대상들을 장악(파악)해 조직적으로 사상투쟁을 벌리(벌이)도록 지시했다”면서 “이혼을 제기하는 대상들은 물론 자녀 교양을 잘못한 책임을 물어 이혼 제기자들의 부모신상까지 집체 모임에서 공개할 것을 지시했다”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27일 “중앙의 지시에 따라 기관, 공장, 기업소 별로 매 가정들에 대한 요해(조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중앙에서는 종업원의 가정중에서 이혼과 가정불화가 많이 발생한 해당 기업소 간부들에 대해서도 조직 내 가정관리를 잘 못한 책임을 묻겠다는 방침이어서 기업소 간부들도 긴장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시 당위원회의 지시에 따라 시내 각 동 여맹조직에서 가정부양(주부)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강연회에서는 이혼하는 현상은 당의 노선과 방침에 어긋나는 일이라며 이혼을 어떻게든 없애야 한다는 내용으로 강연회가 진행되었다”면서 “그러나 강연회에 참가한 주민들 속에서는 ‘오죽 살기가 힘들면 가정까지 파탄내겠는’가 라면서 국가의 책임은 외면하고 가정파탄의 책임을 여성들에게 전가하려는 당국의 무책임한 태도를 지적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 함경북도와 양강도에서 잦아지고 있는 이혼 사례와 관련한 공식 통계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이 보도는 현지 주민들이 RFA에 한 제보를 토대로 작성됐습니다.

기자 이명철,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