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이 한국으로 망명한 황장엽 전 노동당 국제담당 비서의 친척이 내란을 모의하다 처형되었다고 주장하는 내용이 담긴 강연녹음을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이 입수했습니다.
관련 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국가보위성이 올해 7월 14일 평안남도의 한 지역에서 진행한 강연회의 녹음자료를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이 입수했습니다. 지역 인민반장들을 상대로 진행된 이 강연을 통해 국가보위성은 북한 내부에서 내란 음모가 있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강연에서 국가보위성은 내란 음모의 주모자가 고 황장엽 비서의 친척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강연 녹음 한번 들어 보시죠.
강연녹음 : 그러나 이놈을 비롯해서 두 명은 두 번 다시 호흡을 할 수 없도록끔 준엄한 징벌을 내렸습니다. 이놈이 도대체 어떤 놈인가? 공개하겠습니다. 이놈은 황장엽의 족속입니다.
국가보위성은 또 이들이 어떻게 내란을 모의했는지도 공개했습니다.
강연녹음: 너네 오늘 중대보도 들었나? 들었다. 야, 때가 오지 않았는가? 뭉쳐서 들고 일어나서 제도를 뒤집어 엎자. 절호의 기회다… 무기를 어떤 방법으로 우리 손에 쥐어야 된다. 어떤 방법으로 대오를 확대한다. 이 폭약을 가지고 있다가 어느 건물들부터 폭파해 버려야 한다. 학살자 명단책, 당원 명단책 다 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황장엽의 친척이라는 내란음모의 주인공을 빗대서 보편적 인권의 범위를 벗어난 비인간적인 연좌죄(연좌제)의 정당성을 설파하기도 합니다.
강연녹음 : 이놈이 뭘 잘못 생각했는가? 황장엽이 때문에 우리 가문 망했구나, 이렇게 말해야 되겠는데 이놈의 제도 때문에 우리 가문이 망했다. 이렇게 지껄였단 말입니다. 이게 논리에 맞습니까?
보위성 강사는 이 사건을 통해 노동당 조직에 철저히 의거해 살아야 한다는 교훈을 얻어야 된다고 선동했습니다.
강연녹음 : 이 자리를 통해서 꼭 각성될 문제가 뭡니까? 상처 있는 사람, 허물 있는 사람들 절대 타락되지 말라는 것, 나와서 조직생활 정확히 하고 당 조직에 철저히 의거해서 생활할 때에는 교화(교도소)들어갔던 모자 다 벗을 수 있고 정치적 생명도 지닐 수 있지 않습니까?
보위부는 끝으로 주민신고를 할 때 증거확보가 제일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강연녹음 : 보위부에 갈 때 그냥 가면 안 됩니다. 자수하러 갈 때에 100% 이 증거물 싹 다 가지고, 일체 모든 범죄 연관자들에 대한 거, 깨끗이 이것을 들고 가지고 가야한다. 이것이 바로 자수하려는 사람들의 기본자세입니다.
이런 내용의 강연녹음을 제공한 소식통은 “국가보위성이 이처럼 주민신고 할 때 증거확보 원칙을 내세우게 된 것은 최근 간부들과 주민들 속에서 원한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를 내란음모자라고 거짓 신고하는 사례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