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이 최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의 시험 발사를 강행한 가운데 한국 내에선 북한의 ICBM은 여전히 기술적으로 한계가 분명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21일 북한이 지난 18일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화성-17형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이와 관련해 한미 정보당국이 추가 분석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합참은 이날 국방부 정례기자설명회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북한이 화성-17형을 실전 배치했는지 여부와 관련한 정보는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지난 19일 북한 관영매체는 신형 ICBM인 화성-17형 발사 사실을 확인하면서 ‘대륙간탄도미사일부대’를 운용하고 있음을 시사한 바 있습니다.
김준락 한국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 : '실전 배치됐다'라는 내용과 관련해서는 정보를 갖고 있지 않습니다. 한미 정보당국은 추가 분석 중에 있습니다.
한국 내에서는 북한이 화성-17형을 비롯해 ICBM들을 실전 배치할 수준에는 이르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번 ICBM 발사의 경우 단 분리와 클러스터링, 즉 백두산 엔진 4개를 묶은 기술을 통한 사거리 관련 성능을 어느 정도 검증한 의미만 있다는 겁니다.
북한으로선 정상적인 발사 각도에서의 재진입 검증과 운용성의 문제까지 여전히 산적한 과제가 많다는 관측입니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교수는 21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ICBM을 고각으로 발사하면 재진입 기술 및 다탄두 각계 재진입체(MIRV)에 대한 검증을 제대로 진행하지 못한다”며 “실전배치를 위한 운용성 검증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분석했습니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교수 :대기권을 재돌입할 때는 재진입 각도와 재진입 속도가 중요합니다. 또한 속도에 따라 각도도 달라집니다. 수직으로 내려올 때와 정상궤적을 그릴 때는 속도와 각도가 다릅니다. 이는 (정상 비행을 위한) 요구 각도가 (고각 발사와) 다르다는 것입니다. (지난 18일 발사는) 사거리 성능을 검증 받았다는 수준으로 보시면 됩니다.
이어 장 교수는 ICBM의 재진입 기술 검증을 위해서는 사전 검증 절차를 진행해야 하는데 북한이 관련 장비를 확보하지 못해 이 같은 절차는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북한이 ICBM을 발사한 직후 낙하한 탄두 부분을 수거해 사후 평가를 진행해야 하지만 이마저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장 교수는 “재진입 기술 검증을 위해서는 극초음속 챔버와 같은 첨단 시설을 통해 검증을 해야 하는데 안보리 제재 상황, 그리고 장비 자체가 고가라 북한이 이를 확보하고 있을지 의문”이라며 “일정한 검증 없이 ICBM 시험 발사를 강행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또한 북한의 ICBM 발사가 평양 순안일대에서 주로 발사되는 것에 대해 북한 ICBM 운용의 한계를 드러낸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액체연료를 사용하고 있고 ICBM 조립 설비도 제한적이라 이동식발사차량(TEL)의 운용에도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교수 :이동식미사일발사차량은 정찰 등을 회피하기 위해 수시로 움직이면서 쏠 수 있어야 합니다. 현실적으로 그게 어렵다는 겁니다. 운용성 측면에서 보면 북한 ICBM은 큰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없습니다.
한편 이종섭 한국 국방부장관은 오는 25일까지 제9차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 회담 참석차 출국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이 장관은 한국 정부가 북한의 핵, 미사일 도발에 대응하여 굳건한 한미연합방위 태세를 유지하는 한편 담대한 구상을 마련해 대화의 문도 열어놓고 있음을 설명하고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을 당부할 예정입니다.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 회의는 지난 2010년 최초로 열린 뒤 2~3년 주기로 개최해 오다가 지난 2018년부터는 매년 열리고 있습니다. 해당 회의에는 아세안 10개국과 한미일을 비롯한 중국, 러시아(로씨야), 호주(오스트랄리아), 뉴질랜드, 인도 등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참가국들은 이 회의를 통해 평화유지 활동, 인도적 지원 및 재난구호, 해양안보, 대테러, 사이버 안보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력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기자 목용재,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