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딸 공개, 대내외에 후계자 공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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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김정은 북한 총비서가 딸과 함께 있는 사진이 북한 관영매체를 통해 공개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이목을 끌고 있는 가운데 한 미국 전문가는 대내외적으로 후계자를 예고하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 총비서가 지난 19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장 현장에서 딸과 있는 모습이 처음으로 공개됐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 해군분석센터(CNA) 켄 고스(Ken Gause) 국장은 21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딸의 공개는 전례없는 발표로 단순히 ‘다정한 가족 사진’으로 해석해선 안되며, 함의에 대해 심각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고스 국장은 김 총비서의 딸이 처음 언론에 등장한 만큼 앞으로 행보에 대해 더욱 주목해야 한다면서도 잠재적으로 후계자를 대내외적으로 알리는 것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고스 국장 :과거 역사를 살펴보면 이런 경우에는 국가 안보적 맥락에서 승계자를 보여주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기존에는 나이가 더 많은 남성이었습니다. 하지만 김정은이 기존의 승계 역학구조(다이나믹)를 변화시키고, 딸을 승계자로 지정하려고 한다면 이러한 메시지를 내부에 전달함으로써 지도부가 미리 적응하도록 하는 겁니다.

고스 국장은 9살로 추정되는 딸이 가까운 미래에 권력을 승계할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김 총비서가 향후 20년 이상 최고 지도자로 있는 동안 후계자 준비를 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김 총비서가 선대와 달리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최선희 외무상 등 여성을 주요 정치적 결정자이자 고문으로 두고 있는 점을 언급하며, 지도자로서의 잠재성에 따라 이례적으로 딸을 후계자로 지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 동안 김 총비서의 자녀에 대해서는 외부에 거의 알려진 정보가 없는데 이번에 공개된 딸을 포함해 3명의 자녀가 있다는 추정이 나오고 있습니다.

고스 국장은 대부분 정보가 내부 소식통에 의존한 것으로 신뢰성은 떨어지지만 김정은의 자녀는 딸 1명과 아들 2명이라는 소문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일각에서는 김 총비서 슬하에 아들 둘(2010·2017년생)과 최근 공개된 2013년생 둘째 딸이 있으며, 평양에서도 거의 포착되지 않은 첫째 아들은 유학을 갔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 연구기관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데이비드 맥스웰(David Maxwell) 선임 연구원은 21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아직 딸의 승계설을 뒷받침할 만한 증거를 찾기 어렵다며, 섣부른 추측에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맥스웰 연구원은 그러면서 딸 사진 공개가 ‘관심끌기용’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맥스웰 연구원 :딸을 공개한 것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과 같은 도발 행위를 하지 않고도 서방국가 언론들의 이목을 끌 수 있는 방법입니다. 딸의 등장은 사람들의 추측을 불러 일으키고, 김 총비서는 이를 즐길 것입니다.

맥스웰 연구원은 또 한미 정보당국이 이번에 북한 관영매체에 공개된 딸이나 다른 자녀들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미 국무부는 김 총비서의 딸 공개에 대한 21일 자유아시아방송(RFA) 논평 요청에 ‘덧붙일 내용이 없다’며 즉답을 피했습니다.

기자 김소영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