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 북 ‘ICBM 발사 유예’ 파기 강력 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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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 정부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강력히 규탄하면서 외교적 해결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북한의 도발에 맞서 싸운 호국영령을 추모하는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도 열렸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통일부는 25일 기자설명회에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강력히 규탄했습니다.

통일부는 북한의 이번 ICBM 발사가 한반도와 지역, 국제사회에 심각한 위협을 야기하는 행위라고 강조했습니다.

차덕철 한국 통일부 부대변인 :이번 북한의 ICBM 발사는 24일 정부 성명에서 밝힌 대로 한반도와 지역 그리고 국제사회에 심각한 위협을 야기하는 행위로서, 유엔 안보리 결의를 명백히 위반하고 북한이 국제사회에 약속한 ICBM 발사 유예를 스스로 파기한 것으로 강력히 규탄합니다.

통일부는 향후 한미 간의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유관국 및 국제사회와 협력하면서 필요한 대응 조치를 취해나갈 것이며, 북한의 의도가 무엇이든 간에 한반도에 긴장을 조성하고 지역 정세의 불안정을 초래하는 행동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이어 북한에 “대화와 협상의 테이블로 나와 외교적 해결의 길로 조속히 복귀할 것을 엄중하게 촉구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전날 오후 평양 순안비행장에서 ICBM 1발을 동해상으로 고각 발사해 지난 2018년 4월 자발적으로 한 유예 선언을 4년 만에 깨뜨린 바 있습니다.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한 한미일 외교 당국자 간 협의도 이뤄졌습니다.

한국 외교부에 따르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과 정의용 한국 외교부 장관은 미사일 발사가 이뤄진 24일 통화하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의 추가 조치 등 단호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양 장관은 이번 발사를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으로 규정하고 공동 대응과 향후 공조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또 한미동맹을 통한 굳건한 연합방위태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한미 간 빈틈없는 공조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정 장관은 25일엔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과 통화하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강력히 규탄하면서 한일, 한미일 간 긴밀한 소통과 협력을 강화해 나가는 한편 북한을 대화로 복귀시키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또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과 최종건 한국 외교부 1차관, 모리 다케오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도 통화하면서 유엔 안보리 추가 조치를 비롯한 향후 대응조치와 관련해 3국 간 각급에서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하기로 했습니다.

한국 정부 주요 부처들의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업무보고 일정도 이어졌습니다.

인수위는 이날 한국 군이 운용하는 신무기를 개발하는 국방과학연구소(ADD)로부터 업무보고를 받고 북핵·미사일 대응 ‘3축 체계’를 뒷받침할 미사일 능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인수위는 윤석열 한국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과 연계해 3축 체계를 뒷받침할 획기적인 미사일 능력 강화 방안을 연구소 측과 협의했다며, 우주에서부터 북한 미사일에 대한 대응 능력을 갖춰 나가는 방안도 논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제2연평해전과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전으로 희생된 ‘서해수호 55 용사’를 기리는 정부기념식이 이날 오전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엄수됐습니다.

한국 정부는 2016년부터 매년 3월 넷째 금요일을 북한의 도발에 맞서 나라를 위해 목숨 바친 호국영령을 추모하는 ‘서해수호의 날’로 지정해 기념하고 있습니다.

김부겸 한국 국무총리는 이날 행사에서 북한의 ICBM 발사를 언급하며 “대한민국은 한 치의 무력도발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김부겸 한국 국무총리 : ICBM 발사로 유엔 안보리 결의를 명백히 위반하고 한반도와 국제사회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고 있는 북한 당국에게 분명히 경고합니다. 대한민국은 한 치의 무력 도발도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굳건한 군사적 대응과 공고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어떠한 상황에서도 한반도의 평화를 반드시 수호할 것입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은 “목숨으로 국가를 지키고, 헌신했던 분들을 우리가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라며 북한에 “도발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경고했습니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 : 서해수호의 날을 하루 앞둔 24일 북한이 올해 들어 12번째 도발을 해왔습니다. 북한에 엄중하게 경고합니다. 도발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한편 윤석열 당선인은 이날 오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첫 통화를 하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실현과 한반도 정세의 안정적인 관리를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자”고 당부했습니다.

당선인 측은 이날 오후 5시 반부터 25분 동안 이뤄진 통화에서 윤 당선인이 시 주석에게 “북한의 심각한 도발로 인해 한반도 및 역내 긴장이 급격히 고조돼 국민적 우려가 크다”고 전했다고 밝혔습니다.

양측은 또 윤 당선인 취임 후 이른 시일 안에 두 사람의 만남이 이뤄질 수 있도록 긴밀히 소통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지난 2013년 3월 취임한 시 주석이 한국 대통령 당선인과 통화한 것은 처음입니다.

기자 홍승욱,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