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북, ICBM 유예 파기 강력 규탄”…미사일 ‘맞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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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이 방사포 발사 나흘만에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을 발사했습니다. 이에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직접 국가안전보장회의, NSC 전체회의를 주재해 북한을 강력 규탄했고 한국 군당국은 북한에 대한 맞대응 차원으로 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정부가 24일 북한이 발사한 장거리미사일을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으로 규정하고 강력한 규탄의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이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직접 주재해 북한의 ICBM 발사 동향과 대비태세를 보고받고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 당 총비서가 국제사회에 약속한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유예를 스스로 파기했다”며 “한반도 지역과 국제사회에 심각한 위협을 야기하고 유엔안보리 결의를 명백히 위반한 것임을 강조하며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의 ICBM 발사와 관련해 한국 정부 차원의 성명도 나왔습니다.

서주석 한국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은 이날 NSC 회의 이후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는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를 촉구하는 한국 국민들의 여망, 국제사회의 요구와 외교적 해결을 위한 유관국들의 노력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며 북한을 규탄했습니다.

서주석 한국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 (북한의 ICBM 발사는) 한반도와 지역, 국제사회에 심각한 위협을 야기하는 행위로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명백히 위반하고 북한이 국제사회에 약속한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유예를 스스로 파기한 것인 바, 한국 정부는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

이어 서 차장은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유관국 및 국제사회와 협력해 필요한 대응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또한 북한에 불안정을 초래하는 행동을 즉각 중단하고 외교적 해결의 길로 복귀할 것을 엄중히 촉구한다는 입장도 밝혔습니다.

한국 군당국은 북한의 ICBM 발사에 대응해 이날 오후 4시 25분부터 동해상에서 합동 지해공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한국 군은 현무-2 지대지미사일 1발, 에이태킴스(ATACMS) 1발, 해성-2 함대지미사일 1발, 공대지 미사일인 제이담(JDAM) 2발을 발사했습니다.

합참은 “북한이 미사일 발사 시 언제든 원점과 지휘, 지원 시설 등을 정밀타격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갖추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북한이 대화 제의를 거부한 채 ICBM 발사를 강행한 것은 한미동맹에 대한 심각한 도전으로 강력히 이를 규탄한다”고 밝혔습니다.

원인철 한국 합찹의장은 폴 라캐머라 한미연합사령관과 화상협의를 통해 관련 상황을 공유하고 한미연합방위태세를 굳건히 할 것을 확인했습니다.

한미, 한일 북핵 수석대표 간의 유선협의도 이뤄졌습니다.

노규덕 한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성 김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북한이 ICBM 발사 유예를 파기한 것에 대해 명백한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며 강력하게 규탄했습니다. 또한 유엔 안보리 차원의 조치를 비롯해 국제사회의 단합된 대응을 위한 한미 공조를 강화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노 본부장은 후나코시 다케히로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도 유선협의를 통해 북한의 ICBM 발사를 규탄했습니다.

한국 연합뉴스에 따르면 일본 방위성은 이날 북한 ICBM이 일본 최북단 홋카이도 도시마반도 서쪽 150km 지점에 떨어졌다고 밝혔습니다.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내에 낙하한 겁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이 일본 EEZ 내에 떨어진 것은 지난해 9월 15일 이후 6개월여 만입니다.

북한이 ICBM을 고각 발사해 비행 사거리를 줄인 것은 미국 등 국제사회에 대한 자극은 줄이면서도 도발의 수위는 높이려는 교묘한 행보로 분석됩니다.

또한 지난달 27일과 지난 5일 ICBM 발사가 실패로 돌아가면서 이를 재시험하기 위한 발사이자 김정은 총비서가 강조한 국방무력의 현대화를 위한 수순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김일성 주석의 110주년 생일을 앞두고 있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입니다.

고영환 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 :기본적으로 당대회에서 나온 국방무력 현대화하겠다는 일정대로 북한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또한 태양절 110주년을 앞둔 만큼 정치, 군사, 외교적인 의미를 다각도로 고려해 발사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한국 합참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후 2시 34분경 ICBM 급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 1발을 동해상으로 고각 발사했습니다. 평양 순안 일대에서 발사된 ICBM은 고도 6200km 이상으로 올라가 약 1080km를 비행했습니다.

북한의 이 같은 무력시위는 올해들어 12번째입니다. 또한 지난 20일 오전 평안남도 숙천에서 서해상으로 4발의 방사포가 발사된 지 나흘만입니다.

기자 목용재,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