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북 ICBM 발사, 강대강 구도 본격화...추가 도발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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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이뤄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로 북한이 한국·미국 측과 이른바 강대강 구도 형성을 본격화할 것이라는 분석이 한국 정부로부터 제기됐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28일 한국 국회 외교통일위원회가 주최한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관련 긴급 현안보고.

한국 통일부는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제출한 현안보고 자료에서 북한이 ICBM 발사로 유예 파기를 공식화하면서 이른바 ‘강대강 구도’가 본격화됐다고 분석했습니다.

통일부는 “한국과 미국의 사전 경고에도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과 한국 정부 교체기에 한반도와 국제사회에 대한 심각한 위협을 야기했다”며 이같이 평가했습니다.

이어 북한이 향후 미국과 장기적 대결을 준비한다는 명분 아래 핵무력 등 국방력 강화에 역량을 총집중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앞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는 ICBM 발사를 직접 지시하면서 막강한 군사기술력을 갖추고 미국과의 장기적인 대결을 철저히 준비해나갈 것이라는 점을 밝힌 바 있습니다.

통일부는 다음 달 김 총비서의 당 제1비서 추대 10주년과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추대 10주년, 김일성 생일 110주년 등을 계기로 체제 결속 등을 위해 북한이 추가적인 긴장 조성 행위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또 ‘정찰위성 개발’ 목적을 내세운 지난달 27일과 지난 5일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와 달리, 북한이 이번엔 ‘ICBM 시험발사 성공’을 주장한 점으로 미뤄 군사적 성과를 과시하며 내부 체제를 결속하려는 목적도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향후 대응 방향과 관련해서는 다음 달 북한의 정치 일정과 상반기 한미 연합훈련 등을 계기로 긴장이 고조될 가능성을 포함해 “모든 상황에 대비한 대응 태세를 확립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남북 접경지역과 북방한계선(NLL) 등에서 우발적인 충돌이 일어나지 않도록 유의하고 북한 동향을 예의 주시하면서, 북한에 긴장 고조 행위 중단과 대화·협상 복귀를 지속적으로 촉구하겠다는 설명입니다.

이인영 한국 통일부 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북한이 향후 인공위성 발사를 빙자한 미사일 시험발사나 핵탄두 소형화 등을 위한 실험을 감행할 가능성 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했습니다.

이 장관은 “4월에는 위성을 빙자한, 위성과 결부된 행동이 추가적으로 있을 가능성이 여전하다”면서 일각에서 제기된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인영 한국 통일부 장관 :특히 핵실험과 관련해서는 소형화 및 다탄두 기술 등과 관련된 기술 개발 가능성도 여전히 있기 때문에 그런 점까지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한국 외교부도 북한의 핵실험 재개 가능성과 관련해 “그러한 동향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정의용 한국 외교부 장관은 이날 풍계리 핵실험장 시설복구 및 확장, 핵실험 재개 가능성과 관련한 질문에 이같이 답했습니다.

정 장관은 또 미북 비핵화 대화 성사를 위해 미국이 사용할 수 있는 수단과 관련해 한국 측의 생각을 미국과 공유해왔지만, 미국과 완전한 공감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 측에 그 방안을 전달할 수는 없었다며 북한이 상황을 매우 오판하고 있을 가능성을 우려했습니다.

북한이 ‘화성-17형’이라고 주장하는 최근 발사된 ICBM이 실은 ‘화성-15형’이라는 일각의 분석과 관련해서는 “한미 정보당국이 여러 정보를 바탕으로 정밀 분석 중”이라고 답변했습니다.

정 장관은 이번 미사일이 지난 2017년 발사한 ‘화성-15형’에 비해 고도와 비행시간이 모두 늘었다는 지적에는 탄두 중량에 따라 조정이 가능한 부분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이 화성-15형의 탄두 중량을 줄여 화성-17형과 비슷한 궤적을 보였을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북한의 ICBM 발사 이유와 관련해서는 자체 일정에 따른 신무기 개발의 일환일 가능성과 향후 재개될 협상에서 유리한 전략적 위치를 차지하기 위한 판단일 가능성을 함께 제기했습니다.

정의용 한국 외교부 장관 :자체 일정에 따른 신무기 개발의 일환일 수 있고, 향후 재개될 가능성이 있는 협상에서 보다 유리한 전략적 위치를 차지하기 위한 것일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정 장관은 또 북한이 국제사회의 관심을 모으기 위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및 미중 갈등 격화 상황에 자신들의 목소리를 높일 계기라고 판단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앞으로도 추가적으로 상황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굳건한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유지하면서 국제사회와의 공조 노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한미동맹과 한미일 3국 간 안보협력을 바탕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의 강력한 조치를 이끌어내기 위한 외교적인 노력을 계속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윤석열 한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후 오는 5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개최할 가능성도 언급됐습니다.

정 장관은 한미 정상회담이 5월에 열리느냐는 질문에 “가능성이 있는 것 같다”고 답하면서 “외교부는 인수위 측과 중요한 외교 일정이나 현안에 대해 긴밀히 협조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기자 홍승욱,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