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올 들어 신형 미사일 시험발사에 몰두하고 있는 북한이 목표대로 여러 개의 탄두 탑재가 가능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완성할 경우 한미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30일 ‘북한의 미사일 위협’을 주제로 개최한 온라인 화상회의에 참석한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김정은 북한 총비서가 실패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계속해서 신형 미사일을 시험발사할 것이라며, 특히 MRV(multiple reentry vehicle), 즉 다탄두 재돌입 탄도비행체를 탑재한 ICBM을 개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카네기국제평화재단(CEIP)의 안킷 판다 선임연구원은 최근 북한이 ICBM 발사에 실패하기도 했지만 지속적인 시험발사를 통해 향후 ‘화성-17호’를 통해 이러한 신기술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판다 연구원은 이는 북한이 개발한 최대 규모의 장거리 미사일일 뿐 아니라 역사상 이동식 발사대에 배치된 가장 큰 액체연료 추진 미사일로 미국 본토에 엄청난 위협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판다 연구원 :다탄두 재돌입 탄도비행체는 미사일 방어 전략에 있어 미국 안보 이익에 매우 부정적인 발전이라고 생각합니다. 북한의 ICBM과 다수의 탄두에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된 미국의 미사일 방어 요격체 수는 제한적이기 때문에 미국 본토에 대한 위협을 크게 증가시킵니다. (I do think multiple reentry vehicles would be a remarkably negative development for US security interests given the arithmetic with missile defense. We have a limited number of missile defense interceptors that are designed to cope with North Korean ICBMs and multiple Warheads, but significantly increased the threat to the US Homeland.)
미국 국가정보국(DNI) 북한정보담당관을 지낸 마커스 갈로스카스(Markus Garlauskas) 애틀랜틱카운슬 선임연구원 역시 MRV(다탄두 재돌입 탄도비행체) 개발을 위한 북한의 추가 시험을 매우 우려한다고 밝혔습니다.
갈로스카스 연구원은 다탄두 탑재 뿐 아니라 핵탄두 소형화, 전술 무기의 시험 가능성에 대한 장기적 대응책도 필요하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북한이 지난 16일 같은 ICBM 시험발사 실패를 통해 기술을 지속적으로 보완, 발전시켜 왔다며, 결국 북한의 미사일 시험 자체를 중단시키는 방안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갈로스카스 연구원은 또 미사일 개발을 위해 기존 해외 원자재와 부품 조달에 의존해왔던 북한이 자체 자원으로 부품 생산을 하는 건 시간 문제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수미 테리 미 우드로우윌슨센터 한국역사∙공공정책 국장은 ‘잃을 것이 없는’ 김정은 북한 총비서가 앞으로 미사일 시험발사를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현재로선 미사일 시험을 중단시킬 선택지가 많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은 미국의 대화제의에 관심이 없는데다 시험발사에 대해 북한이 감수해야 할 부정적 결과(consequences)도 없는 상황에서 제시할 수 있는 현실적이고, 새로운 방안은 없다는 게 테리 국장의 설명입니다.
한편 북한은 지난 24일 ICBM을 발사했고, 관영매체는 이를 화성-17형이라고 주장했지만 한국 군 당국은 자료 분석을 통해 2017년 11월에 발사했던 화성-15형이라고 잠정 결론을 내렸습니다.
기자 김소영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