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동해상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추정되는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이틀 연속 미사일 도발을 감행한 것입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3일 북한이 동해상으로 장거리 탄도미사일 1발과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아침 7시 40분쯤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최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추정되는 장거리 미사일 1발을 발사했습니다.
이어 8시 39분쯤부터는 평안남도 개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미사일 2발을 쐈습니다.
먼저 발사된 장거리 탄도미사일의 최고 고도는 약 1천920km, 비행거리는 760km, 최고 속도는 약 마하 15로 탐지됐습니다.
일본 당국은 같은 미사일의 비행거리를 750km, 고도는 약 2천km로 탐지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미사일은 2단 분리까지는 성공했지만, 이후 정상 비행을 하지 못해 동해상에 추락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장거리 미사일에 이어 쏘아올린 단거리 탄도미사일은 비행거리 약 330km, 고도는 약 70km, 속도는 약 마하 5로 탐지됐습니다.
최근 북한이 잇달아 쏘아올린 ‘북한판 이스칸데르’ KN-23, ‘북한판 에이태큼스’ KN-24, 초대형 방사포인 KN-25 등과 같은 계열로 추정됩니다.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이날 김성한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열린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찾아 관련 상황을 보고 받았습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한미 확장억제 실행력을 더욱 강화하고 한미일 간 안보협력도 확대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이어 “북한이 도발 수위를 고조시키고 있는 만큼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데 한 치의 빈틈이 없도록 한미 연합방위태세에 만전을 기하라”고 강조했습니다.
회의 참석자들은 북한이 전날 분단 이후 처음으로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데 이어 이날 다시 미사일 도발에 나선 점에 주목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대한 중대한 위반이자 한반도 및 역내 긴장을 고조시키는 심각한 도발이라고 강력히 규탄했습니다.
또 “극심한 경제난과 코로나로 고통받는 주민의 민생과 인권을 도외시한 채 오직 도발에만 집착해 막대한 재원을 탕진하는 북한 행태를 개탄한다”며 “계속되는 도발은 북한을 더욱 고립시키고 정권의 미래를 어둡게 할 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김승겸 한국 합동참모본부 의장은 미사일 발사 직후 폴 라카메라 한미연합군사령관과 공조회의를 갖고 상황을 긴밀히 공유하는 한편, 북한의 어떠한 위협과 도발에도 연합방위태세를 더욱 굳건히 할 것을 확인했습니다.
한국 합참은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한 강력한 규탄과 함께 즉각 중단을 촉구했고,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비해 한미 간 긴밀한 공조 하에 관련 동향을 추적 감시하면서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확고한 대비태세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국 국방부는 북한의 미사일 도발을 강력히 규탄한다는 입장을 확인했고, 통일부는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당사자는 북한이며,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 측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한국의 국가 애도 기간 중 감행된 도발은 인륜과 인도주의에 반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난하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미 공군은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Vigilant Storm) 기간을 연장하기로 했습니다.
한국 공군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시작된 훈련을 오는 4일까지 실시할 예정이었지만, 기간을 더 늘리기로 하고 한미 간 협의가 진행 중입니다.
공군은 “주한 미 7공군사령부와 한국 공군작전사령부는 북한의 도발로 고조되고 있는 현 안보 위기 상황 하에 한미동맹의 굳건한 연합방위태세 현시가 필요하다는 것에 공감했다”며 연장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기자 홍승욱,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