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문정인 한국 청와대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은 북한이 최근 발사한 미사일과 관련해, 만일 ICBM, 즉 대륙간탄도미사일이었다면 미북 비핵화 협상이 완전히 끝날 수 있다며 북한이 추가 비핵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문정인 한국 청와대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이 북한이 최근 발사한 미사일이 대륙간탄도미사일로 판명될 경우 모처럼 마련된 미북 비핵화 협상의 판은 완전히 끝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문 특보는 13일 광주에서 열린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가 주최한 행사에서 “북한이 ‘레드 라인’, 즉 넘어서는 안 되는 한계선을 넘지만 않는다면 아직 희망적인 상황”이라면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문 특보는 하노이회담 결렬이라는 실망스러운 결과가 나왔지만 아직 실패라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만약 재협상을 통해 북한이 영변 핵시설과 ‘플러스 알파’, 즉 추가 비핵화 조치를 제시한다면 상황이 반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앞서 문재인 한국 대통령도 북한이 지난 9일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직후 “비록 단거리 미사일이라도 탄도미사일이라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 위반 소지도 없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군 당국은 13일 북한의 미사일에 대한 방어 체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최현수 한국 국방부 대변인 : 한국군은 어떠한 위협에 대해서도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습니다.
한국 군 당국은 10여 년 전부터 미사일 방어체계를 구축해왔고 미사일이 대기권에 재진입한 이후인 ‘종말단계’에서 다층방어체계를 만들어 북한 단거리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고 있다면서 이 같이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와 같은 미사일 방어 능력을 지속적으로 보강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는 북한이 발사한 단거리 미사일이 러시아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이스칸데르’와 거의 흡사한 50킬로미터 정도의 비행 고도를 보인 만큼 한국에 배치된 패트리어트 미사일방어체계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로는 막기 어려울 수 있다는 한국 내 전문가들의 지적에 따른 것입니다.
한국 군 당국은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이 한국 국방부가 발간한 ‘2018 국방백서’에 실린 것과 흡사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외형적으로 유사한 부분이 있다”면서도 탄종과 제원, 비행특성 등에 대해 정밀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현재 한미 양국이 긴밀한 협조 아래 정밀한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며 결과가 나올 때 까지는 시간이 다소 걸릴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최현수 한국 국방부 대변인 : 한미 정보당국에서는 이 사안에 대해서 보다 정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보고 그것에 관한 분석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군사적인 판단입니다.
만일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이 탄도미사일이라는 결론이 나온다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금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위반 논란이 불거질 수 있습니다.
국제 정치와 외교 등을 다루는 온라인 잡지 더 디플로맷(The Diplomat)이 북한이 공개한 미사일 사진을 분석한 결과 ‘전략군’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이는 표기가 보인다고 한 데 대해서는 “관련 내용에 대해서 한국군도 파악하고 있으며, 추적·관리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 국방부는 남북 군 당국이 북한 미사일 발사에도 불구하고 ‘핫라인’ 즉 직통전화를 정상 가동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최현수 한국 국방부 대변인 : (핫라인이)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저희가 말씀드릴 단계가 되면 말씀드리겠습니다.
남북 간 군 통신선이 매일 점검되고 있고 한국 측 교신 시도에 북한 측에서 정상적으로 응답하고 있지만 이를 통한 9·19 남북 군사합의 이행에 관한 남북 간 협의는 지난해 말 이후 중단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