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ICBM 쏜다면 25일 오전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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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설정한 '연말 시한'을 열흘 가량 남기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주재한 가운데,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북핵 해법을 모색하기 위한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북한의 도발을 억지하기 위한 미국과 주변국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지만, 북한은 이미 도발과 '새로운 길'로 들어섰다는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왔습니다. 지예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해리 카지아니스(Harry Kazianis) 미국 국가이익센터(CNI) 한국 담당 국장은 2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연말 시한’을 목전에 두고 대미 긴장수위를 높이고 있는 상황에서 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개최한 것은 북한이 이미 도발의 길로 들어섰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전했습니다.

북한 관영매체가 22일 이번 회의에 대해 공개한 내용과 더불어 북한이 지난 한달 간 비핵화가 더 이상 협상테이블에 있지 않다고 한 발언 및 대륙간탄도미사일, 즉 ICBM 시험발사를 암시한 발언 등을 종합적으로 보면, 북한이 ‘연말 시한’을 앞두고 도발의 수순을 밟으면서 ‘새로운 길’로 가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특히, 그는 북한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위한 ‘성탄절 선물’로 성탄절 전날인 24일 미국 워싱턴 시간으로 저녁 6~10시(한반도 시간 25일 오전 8시~정오) 사이 ICBM 시험발사를 실시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핵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23일 개최된 한중 정상회담 역시 미북 간 긴장 국면을 전환하고 북한의 도발을 막기에는 역부족일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카지아니스 국장 : 한중 정상회담이 공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움직이게 할 것으로 생각되지 않습니다. 북한은 이미 그들이 무엇을 할 것인지 알고 있습니다.

그는 또 최근 중국과 러시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일부 대북제재 완화를 제안하는 결의안을 제출한 만큼, 북한의 도발을 현실적인 비핵화 제안을 협상장으로 가지고 오지 않은 미국의 책임으로 돌릴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에반스 리비어(Evans Revere)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부차관보 역시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현재 상황에서 북한이 성탄절 당일이 아니라도 미국에 ‘선물’을 전달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우선, 최근 몇 주간 북한 고위관리들의 발언에 미루어 이 ‘선물’은 상당한 물리적 행동을 포함하는 정책 전환이 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북한은 이러한 정책 전환을 통해 더 이상 미국과의 협상과정에 얽매여 있지 않고 미국이 정의한 비핵화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며 미국에 대해 보다 대치 태세(confrontational posture)를 채택하기로 결정했다는 점을 보여줄 것이라는 그는 설명했습니다.

또한, 북한이 미국에 대한 전략적 핵억지를 강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그는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는 반드시 미국과 국제사회의 상당한 대응을 일으키고 중국과 러시아의 심기도 건드릴 것으로, 김정은은 이러한 길을 가기 전에 다시 생각해봐야 할 것”이라면서도 “이러한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그는 북한이 핵실험이나 ICBM 시험발사보다는 미국의 대응수위가 낮을 수 있다고 판단해 현실적으로 위성발사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추측했습니다.

한편, 게리 세이모어(Gary Samore)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정책조정관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의 당 중앙군사위 확대회의의 구체적인 논의 내용이 알려지고 있지 않은 만큼, 북한의 ‘도발’과 ‘새로운 길’과 관련해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내년 초 신년사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견해를 나타냈습니다. 북한의 신년사까지는 고강도 도발 가능성 역시 크지 않다는 분석입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의 ‘성탄절 선물’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협상안을 받아들이도록 하기위한 위협을 효과적으로 하기 위한 것으로, 북한은 미북 간 새로운 긴장국면과 대북제재 강화로 이어질 실질적인 도발은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그는 한중 정상회담과 관련해, 북한의 도발과 한반도 긴장 고조를 원하지 않는 중국의 대북 입김을 지적했습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 : 중국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과 미사일) 모라토리움, 즉 중지약속을 유지하도록 배후에서 설득하기 위해 대북 영향력을 이용할 것입니다. 중국은 (핵 실험과 미사일 시험발사가) 북한의 이익이 아니라는 점을 북한에 설득하기 위해 추가적인 대북지원 및 느슨한 제재이행 등을 약속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는 이어 북한이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발사를 재개해 대미 압박을 늘릴 것인지에 대한 결정은 북한 스스로 내리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미국 정부는 북한의 소위 ‘성탄절 선물’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