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초상화’에 관심 없는 북 주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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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노동당 중앙간부학교 준공식(21일)이 진행된 1호 행사장과 교내 여러 곳에 김정은 초상화가 걸린 모습이 북한 매체를 통해 보도됐지만 주민들의 반응은 시큰둥합니다. 북한 내부소식, 손혜민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수령 신격화로 대중을 세뇌시켜 세습정치를 이어가고 있는 북한에서는 공공기관과 가정 살림집마다 의무적으로 김일성과 김정일의 초상화를 걸어놓고 정성사업을 강조해왔습니다. 최근에는 김정은의 초상화까지 당 중앙간부학교에 내걸린 모습이 북한 주민들에게 전해졌습니다.

평안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위해 익명요청)은 25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최고존엄(김정은)의 초상화가 중앙당 간부학교 준공식 1호행사장과 교실 위에도 걸려 있는 것을 노동신문으로 보았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김정은의) 초상화를 처음 본 사람들은 나올 것이 이제야 나왔다는 표정일 뿐, 다시 보지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정권 수립 당시부터 인민들에게 이밥에 고깃국을 먹여주겠다던 김일성의 공약이 김정일에 이어 김정은 집권 이후에도 실현되지 못하고 민생이 더욱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김정은의 초상화가 새롭게 걸린 데 대해 주민들은 별 관심이 없다는 지적입니다.

그는 이어 “(김정은) 초상화가 또 하나 늘어난다고 백성들의 삶이 뭐가 달라지겠냐”며 “지금 사람들은 가정마다 걸려 있는 (김일성·김정일) 초상화 액틀 위에 먼지가 쌓이고 초상화 유리가 더러워도 잘 닦지 않는다”고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남도의 한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도 “평양 금수산지구에 새로 건설된 당 중앙간부학교 준공식 행사(21일)가 진행된 소식을 3방송으로 듣고, (김정은) 초상화도 노동신문으로 보았다”며 “사람들은 별로 관심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당 중앙간부학교 교실에 걸렸으면 앞으로 각 도, 시, 군 당 기관에 이어 공장기업소와 살림집 가정에도 (김정은) 초상화가 걸리겠지만 그거 하나 걸린다고 충성심이 달라지겠냐”고 반문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식량배급제도가 살아있을 때는 수령 초상화를 매일 닦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장마당이 생긴 이후 초상화 정성사업은 옛말”이라며 “먹는 문제부터 해결하지 않고 (김정은) 초상화를 가정마다 내걸게 한다면 민심은 오히려 나빠질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지난 22일 북한 관영 노동신문은 지난 21일 김정은 총비서가 참석한 가운데 노동당 중앙간부학교가 착공 1년 남짓한 기간에 준공되었다며 행사장 정면에 선대지도자의 초상화와 나란히 김정은 총비서의 초상화를 내건 모습을 전한 바 있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한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