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15일은 북한이 '태양절'이라고 부르는 김일성 주석의 생일이었는데요. 북한은 무력 시위나 핵관련 언급은 자제하면서 북중 친선관계를 과시하는 행보를 보였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은 최대 명절 중 하나인 김일성 생일을 맞아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 문화 체육 관련 경축 행사를 열었습니다.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2년 전이나 대규모 열병식으로 군사력을 과시한 지난해와는 사뭇 다른 겁니다.
김일성 생일 하루 전날 열린 중앙보고대회에서도 '핵무력' 언급은 없었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올해 김일성 생일 관련 행사는 대내적으로는 문화 행사에 집중하는 분위기라며 핵무력 언급이 없었던 점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대신 중국 예술단의 방북을 계기로 북중 친선관계를 더욱 강조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북한 매체들은 15일 김정은 위원장이 전날 중국 예술단 단장으로 방북한 쑹타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을 접견한 사실을 일제히 보도했습니다.
북한 매체들은 김 위원장이 쑹타오 부장과 만나 중대한 문제를 심도있게 논의했다고 전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쑹타오 부장은 지난해 11월 시진핑 주석의 특사자격으로 방북했지만 당시에는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지 못했습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처럼 북중 친선을 강조하고 나선 것은 남북,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이 자신의 우군이라는 점을 대외적으로 과시하려는 의도로 보고 있습니다.
정재흥 세종연구소 연구위원 : 김정은 방중의 가장 큰 의도는 남북,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과의 전략적 소통 강화를 통해 든든한 우군 확보와 사전정지작업을 위한 행보로 볼 수 있습니다. 북한으로선 미북 정상회담이 깨질경우 중국과의 긴밀한 공조를 통해 대북제재와 압박에 대응할 수 있고 미북 정상회담이 원활하게 풀린다면 중국과의 본격적인 경제협력과 대규모 지원 논의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 역시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회복함으로써 한반도 문제에 주도권을 행사하려는 의도로 분석됩니다.
일각에서 시진핑 주석의 방북설이 제기되는 것도 이런 배경에섭니다.
일본 요리우리 신문은 이날 6월 상순까지 열릴 예정인 미북 정상회담 후 같은 달 중에 시진핑 주석이 방북하는 방안이 부상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한국 정부 소식통은 북한은 연쇄적인 회담 일정을 앞두고 중국과 러시아 등 우방국으로부터 지지를 확보함으로써 미북대화의 불확실성에 대비하고 자신들의 입지를 강화하려 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