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적 기지 공격능력’ 보유로 대북억지력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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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본에서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한 '적 기지 공격능력'을 일본 군 당국이 보유하게 될 경우 북한에 대한 억지력이 한층 더 강화될 것이라는 미국 전문가들의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이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일본 집권 자민당은 20일 안전보장조사회의를 열고 적국의 미사일 발사 거점 등을 자위목적으로 선제공격하는 원거리 정밀 타격수단 등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고 일본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앞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지난달 27일 일본 육상자위대 사열식에서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를 선택지에서 배제하지 않고 방위력 강화를 검토해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는 이날 안보 환경이 변화하고 있음을 지적하며 북한과 중국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는데 북한의 경우 "극초음속 무기와 변칙 궤도 미사일 등 새로운 기술의 개발하고 있는데 이를 그냥 지나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 사령관은 2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일본이 적 기지 공격 능력을 보유하려는 것은 일본이 그만큼 북한 및 중국 등 적들의 공격 가능성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의 군사전문가인 마이클 오핸론 선임연구원도 2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일본이 처한 북한 등 실제 위협을 볼 때 일본 당국이 이 능력을 보유하는 것을 반대하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일본의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가 일본 헌법이 규정하는 전수방위 즉, 공격을 받았을 때만 방어차원에 반격하는 원칙에 위배된다는 반발도 있지만 일본이 지난 75년 이상 방어적이고 평화지향적인 외교정책을 펼쳐왔기 때문에 이러한 공격능력 보유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카네기평화재단 군사전문가인 안킷 판다 선임연구원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일본은 미국으로부터 중요한 정보와 정찰지원을 받고 있지만 목표를 타격하는 능력이 없어 '킬 체인(Kill Chain)' 체계를 제대로 운용하지 못했다고 평가했습니다.

'킬 체인'은 탐지, 식별, 결심, 타격 순서로 진행되는 공격형 방위시스템으로 일본이 적 기지 공격 능력을 보유하게 되면 이 킬 체인을 완성하게 된다는 게 판다 연구원의 설명입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도 북한의 핵위협에 대응해30분 안에 목표물을 선제타격하는 킬 체인(Kill Chain)을2023년까지 구축하려 하고 있습니다.

미국 랜드연구소 군사전문가인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이 때문에 일본의 적 기지공격 능력 보유는 북한에 대한 억지력을 한층 더 강화시킬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베넷 선임연구원: 북한에 '우리를 공격하며 보복 공격으로 큰 피해를 입게 될 것이나 시도하지 말라'는 경고 메시지를 전달하게 되는 겁니다.

그는 적 기지 공격능력은 북한의 미사일 기지 뿐 아니라 북한 정권 지도부가 있는 곳을 목표로 할 수도 있다면서 원거리 정밀 미사일보다 전폭기를 통한 공격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한편, 미국 국무부와 국방부는 20일 일본의 적 기지 공격능력 보유 논의 시작에 대한 자유아시아방송(RFA)의 논평요청에 일본 정부에 문의하라고 답했습니다.

국무부 대변인은 이어 미일 동맹은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며 지난 60년 이상 인도태평양 지역과 전세계에서 평화, 안보, 번영을 위한 초석이었다고 덧붙였습니다. (The U.S.-Japan Alliance has never been stronger and has served as the cornerstone of peace, security, and prosperity in the Indo-Pacific and across the world for over six decades.)

기사 이상민,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