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한미 연합훈련, 축소보다는 연기·취소 가능성 커”

0:00 / 0:00

앵커 : 한국의 전문가들은 한국 내 코로나 19, 즉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 감염증 확산으로 제기되고 있는 한미 연합훈련 일정이 조정된다면 축소보다는 훈련 연기나 취소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현지시간으로 지난 24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만난 한미 국방장관.

양 장관은 한미가 오는 3월로 예정된 연합훈련 조정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 (현지시간 24일):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과 박한기 한국 합동참모본부 의장이 신형 코로나와 관련한 우려로 인해 연합지휘소훈련(CPX) 축소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당초 한미 군 당국은 오는 3월 ‘동맹연습’ 등의 이름으로 연합지휘소훈련 실시 계획을 수립했고, 훈련은 지난해와 같은 수준으로 조정 시행될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한국 내 신형 코로나 확산에 가속도가 붙으며 한미 연합훈련이 축소, 연기 내지는 취소될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한미 국방장관도 훈련 조정을 언급한 겁니다.

실제로 지난 24일엔 대구 주한미군기지에서 미군 가족이 신형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고, 26일엔 경북 칠곡에 있는 기지에서도 한 병사가 주한미군 가운데 처음으로 확진 판정을 받아 자가 격리에 들어갔습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3월 연합지휘소훈련 조정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에스퍼 장관이 언급한 훈련 축소보다는 연기·취소될 여지가 크다고 전망했습니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연합지휘소훈련의 특성상 예정대로 진행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다수의 인원이 밀폐된 공간에서 실시하는 연합지휘소훈련 형태를 고려할 때 신형 코로나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훈련 조정시 축소보다는 취소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습니다.

한미가 지난해부터 이미 연합훈련의 규모를 줄여 실시하고 있는데 여기에서 더 축소하는 것은 훈련 실시의 의미 자체를 떨어뜨린다는 설명입니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 : 이번 훈련은 한미가 최소 수준으로 합의한 것입니다. 기간도 원래 2주 정도 하던 것을 10일로 줄인 상태고, 1부 훈련 외에도 2부 '반격' 훈련이 있는데 이걸 다 떼어놓은 상태입니다.

박 교수는 그러면서 3월 훈련이 취소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습니다.

한국 외에도 많은 국가들과 연합훈련을 하고 있는 미국이 이미 짜놓은 훈련 일정을 흐트러뜨리면서까지 한미 연합훈련 일정을 옮기기는 어려울 것이란 설명입니다.

이어 훈련 참가국이 아닌 제3의 요소, 즉 신형 코로나 때문에 조정 논의가 이뤄지고 있고 연합훈련의 기본적 내용과 형식은 이미 한미 간 합의된 상황인 만큼 조정 자체는 비교적 쉽게 결정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인배 협력안보연구원장도 훈련 조정 가능성이 크다는 데 공감했습니다.

이 원장은 미국 대통령선거를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한미군 가운데 추가로 신형 코로나 확진자가 나오는 상황을 원치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이인배 협력안보연구원장 :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 신형 코로나 위험지역인 한국에서 확진자가 더 나오면 미국 내 정치적으로 불편해질 수 있기 때문에 이번 한미 연합훈련을 하고 싶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 원장은 훈련이 조정되는 경우 일단은 연기가 선언될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처음부터 훈련 취소를 발표하면 북한에 한미동맹과 관련한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기 때문에 나중에 취소될 가능성이 있더라도 일단은 훈련 연기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