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한미연합훈련 비난 "김여정 담화 불구 중대한 도발 없을 듯"

0:00 / 0:00

앵커: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이 한미연합훈련에 대한 비난 성명을 잇따라 내놨지만 일부 우려와 같이 심각한 도발로 대응하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10일 성명을 통해 한미 양국이 연합훈련 사전훈련을 시작한 데 대해 유감을 표하면서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될 행동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북한은 또 남북 간 통신연락선이 지난달 27일 복원된 이후 14일 만인 이날 정기통화에 응하지 않았습니다.

이와 관련해 해리 카지아니스(Harry Kazianis) 미 국가이익센터 한국담당 국장은 10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북한의 반복되는 한미연합훈련 비난에 대해 한미 양국 모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말고, 계획대로 훈련을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이번 훈련이 컴퓨터 기반 모의실험에 지나지 않는다며, 북한의 최근 입장 표명은 선전용이자 향후 미북대화에서 지렛대를 얻기 위한 전형적 수법이라고 해석했습니다.

그는 북한이 2017년 8월까진 한미연합훈련 직후 미사일 시험 등 도발에 나섰지만 미북, 남북정상회담으로 훈련이 축소 또는 취소된 2018~2019년, 코로나 19(코로나비루스)로 훈련이 제한됐던 2020년에는 북한으로부터 별 다른 반응이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이미 코로나 19와 대북제재로 심각한 상황에 처해있는 만큼 올해 연합훈련 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핵실험과 같은 중대 도발행위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섣부른 도발은 오히려 미국과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강화 등 압박 수위를 높여 북한에 이롭지 않다는 설명입니다.

카지아니스 국장: 저는 북한이 더 이상 압박을 원치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위협과 비난이 있겠지만 결국 북한으로부터 행동은 없을 겁니다.

영국 리즈대학의 로버트 윈스탠리 체스터즈(Robert Winstanley-Chesters) 교수는 이날 서면답변을 통해 김여정 부부장이 지난주 이미 한미연합훈련에 대한 경고성 성명을 발표한 만큼 훈련 시작에 대해 어떤 형태로든 비난하는 메시지를 전해야 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윈스탠리 체스터즈 교수는 북한이 남북 통신선 연락을 받지 않는 행동이 현재 북한이 취할 수 있는 저강도의 긴장 고조 방법이라고 풀이했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북한이 문재인 대통령 집권 시기 동안 남북관계를 재편할 수 있고, 자신의 파트너(동반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올 여름 한미연합훈련 기간 다소 긴장이 고조되더라도 중대한 문제를 일으키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미국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Bruce Bennett) 선임 연구원은 1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 측은 컴퓨터 기반의 합동훈련이 북한에 직접적 군사위협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훈련 시행을 두고 한미 간 입장차를 벌여 동맹을 약화시키려는 의도라고 풀이했습니다.

베넷 연구원은 북한의 수년간 행보를 바탕으로 북한이 향후 단거리 미사일 발사를 할 가능성은 있지만 장거리 미사일 시험과 같은 중대 도발은 자제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정성장 한국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 역시 이날 논평을 통해 한미 양국이 김여정 부부장의 이번 담화에 과민 반응하지 말고, 장기적 관점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 남북관계 개선을 추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과거에도 한미연합훈련 기간 중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을 극대화했다가 훈련이 종료된 후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다시 유화정책으로 전환하는 행동 양식을 보였다는 겁니다.

정 센터장은 그러면서 북한이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원한다면 먼저 한미와의 고위급 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 북핵 프로그램 동결과 훈련 중단 교환에 대해 긴밀히 협의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북한은 2017년 8월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에 반발해 동해로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했고, 2016년에는 훈련 시작 이튿날 잠수함탄도미사일(SLBM) 1발을 기습적으로 시험 발사했으며, 2015년에는 연천 지역의 남측 대북 확성기를 겨냥해 조준 포격을 가한 바 있습니다.

기자 김소영, 홍알벗, 에디터 박봉현,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