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위층 방중은 북 대화의지 진정성 보여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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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 최고위층 인사가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과 면담에 나섰다면, 이는 북한이 남북 정상회담은 물론 미북 정상회담을 진지하게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고 미국의 전문가가 진단했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안보연구프로그램의 짐 월시(Jim Walsh) 연구원은 2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 최고위층의 중국 방문은 갑작스럽긴 해도 좋은 신호라고 환영했습니다.

월시 연구원 : 중국에 간 것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었는지 그 가족이었는지는 모릅니다. 하지만 북한이 남북 정상회담과 미북 정상회담에 진정성을 갖고 중국과 의논하고 준비하기 위해 방문한 것으로 봅니다.

월시 연구원은, 북한은 중국에 정상 회담의 의제나 제안, 그리고 금지선(redline)이 무엇일지에 관해 설명하고 중국이 예상치 못한 행동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하는 한편, 중국은 북한의 안보에 대한 지지를 확인하는 정도의 대화가 오갔을 것이라고 추측했습니다.

월시 연구원은 그러면서 미국이 바라는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북한의 비핵화나, 미북 평화협정 체결 등 북한이 주장하는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의 청산이 하루 아침에 이뤄질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월시 연구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첫 정상회담에서 과감하게 무언가 큰 것을 내놓아야 합니다. 그리고 나서 시간을 갖고 문제를 해결해 나갈 준비를 해야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 것입니다.

애틀란틱카운슬(Atlantic Council)의 로버트 매닝(Robert Manning) 선임연구원은 북한 측이 경제개혁을 거론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매닝 연구원 : 김 위원장이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 등 경제개혁에 대한 새로운 관심을 보였을 수 있습니다. 북한이 올해 초부터 이전과는 다른 각본(Playbook)에 따라 움직이는 것 같습니다. 북한 문제를 오래 다뤄온 사람으로 다음달 남북 정상회담에서 뭔가 중대한 발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전망합니다.

북한이 중국에 비핵화를 약속하는 대신 중국이 핵우산을 제공하는 데 합의했을 수 있다는 일부 주장에 대해 매닝 연구원은 북한은 중국에 안보를 떠맡길 만큼 중국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일축했습니다.

미국의 조엘 위트(Joel Wit) 전 국무부 북한 담당관도 북한이 중국과 그 같은 합의를 했을 가능성은 ‘절대로’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이 미북 정상회담에 앞서 중국과 의견 조율에 나선 것은 북한 측에서 보면 외교적으로 아주 현명한 판단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위트 전 담당관 : 미국이 북한보다 먼저 두 정상회담에서 달성할 수 있는 목표에 대해 중국 등 북한을 제외한 6자회담 5개국의 공동 입장조율에 나섰다면 더 이상적이었을 것입니다. 북한은 미국과의 대화에서 우위를 점하는 데 중국을 이용할 것입니다.

미국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도 북한이 정상회담에 앞서 중국과 관계 개선이 필요했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또한 중국도 이른바 북한의 ‘매력공세’로 미국의 예방타격에 대한 언급이 줄고, 미국 의회가 촉구해 온 중국 은행에 대한 세컨더리 보이콧, 즉 제3자 제재가 발효되지 않아 흡족해 하며 북한의 중국 방문을 받아들였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의 박정현 한국석좌도 북한 최고위급 인사 중 누가 중국을 방문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북한은 정상회담에 앞서 중국과의 관계 개선과 중국의 대북 제재 이행 완화를 기대했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스팀슨 센터의 중국계 북한전문가 윤선 선임연구원은 자유아시아방송에 김 위원장이 직접 중국을 방문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비핵화 대화에서 중국을 배제하길 원하지 않고, 중국도 대화에 개입하길 바라고 있기 때문이라는 주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