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김정은 위원장이 또다시 시진핑 국가주석과 만났습니다. 40여일 만에 두번째 방중으로, 한국 정부는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이 미북 정상회담에 미칠 파장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중국 다롄을 전격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과 만났습니다.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은 지난 3월 말 이후 40여 일 만입니다.
회담에선 최근 한반도 정세에 대한 평가와 함께 양국 간 정치 경제 상황, 공동의 관심사인 중대한 문제들이 심도 있게 논의됐다고 북한 관영매체들이 보도했습니다.
조선중앙 TV: 조중 최고지도부 사이의 전략적 의사소통이 전례 없는 수준에서 진행되고 있는 데 대해 높이 평가하셨습니다.
한국 정부는 김 위원장의 이번 중국 방문이 미북 정상회담 개최를 앞두고 전격적으로 이뤄진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전례를 감안할 때 한달 여 만에 중국을 다시 찾은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행보”라고 평가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이와 함께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이 향후 열릴 미북 정상회담에 미칠 파장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최근 기존의 북핵 해결 원칙인 ‘완전한 비핵화’보다 강도높은 ‘영구적 비핵화’라는 목표를 제시하는 한편, 폐기 대상으로 북한의 생화학무기까지 포괄하는 대량파괴무기(WMD)를 거론하며 북한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한국 외교가는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이 미북 회담을 앞두고 ‘중국 카드’를 활용해 미국을 견제하고 대미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의도로 보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 소식통은 “미북 대화가 난항을 겪더라도 자신들에겐 여전히 ‘중국’이라는 안전판이 있음을 보여주려는 의도”라고 분석했습니다.
한국 정부 안팎에서는 김정은 위원장이 시 주석과의 회담에서 적대시 정책과 안전 위협 제거를 비핵화의 조건으로 거론함에 따라 향후 미북 정상회담을 둘러싼 미북간 신경전이 더욱 심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중국으로서도 이번 회동을 통해 급변하는 한반도 정세 속에서 중국이 소외되는 이른바 ‘차이나 패싱’을 차단하고 자국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효과를 노린 것이란 분석입니다.
중국은 지난달 판문점 선언에서 중국을 제외한 남북미 3자대화를 통한 종전선언과 평화체제 논의 가능성이 제기되자 왕이 외교부장을 서둘러 북한에 파견하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여왔습니다.
결국 이번 북중 정상간 만남 역시 지난 3월말 첫 회담과 마찬가지로 양국의 전략적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결과라는 것이 한국 외교가의 평가입니다.
이런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은 오는 9일 도쿄에서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리커창 중국 총리와 만나 한반도 정세를 논의할 계획입니다.
문 대통령과 리 총리의 만남은 지난해 12월 문 대통령이 중국을 국빈 방문한 이후 다섯 달 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