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최근 한국 예술단을 이끌고 평양을 다녀온 도종환 문화체육부 장관이 김정은 위원장을 꼼꼼하고 화통한 인물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또한 김 위원장은 자신을 수행하는 간부들 중에서도 유독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을 자주 찾았다고 전했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도종환 문화체육부 장관이 김정은 위원장을 직접 만난 일화를 소개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일 한국 예술단의 평양 공연인 ‘봄이 온다’를 도 장관과 나란히 앉아 관람한 바 있습니다. 당시 김 위원장과 도 장관은 2시간 30여분 동안 자리를 함께했습니다.
도종환 장관은 17일 외신기자 설명회에서 “김 위원장은 큰일부터 작은 일까지 꼼꼼하게 챙기는 사람이라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대화를 재미있게 주도하는 화통한 성격의 인물이라는 평가도 했습니다.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이 김 위원장의 측근으로서 역할을 수행하는 모습도 확인했다고 도 장관은 밝혔습니다. 김 위원장의 많은 수행 인원 중에서도 김 부부장이 눈에 띄었다는 겁니다.
도종환 문화체육부 장관 : 공연을 보는 중에 어떤 지시사항이 있으면 여러 수행 인원 중에서도 김 부부장을 오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수차례) 지시를 내리고 이야기하는 것을 직접 봤습니다.
또한 도 장관은 김 위원장이 한국 예술단의 공연 ‘봄이 온다’에서 나온 한국 노래에 대해 큰 관심을 표했다고 밝혔습니다. 공연 무대에 가수들이 등장할 때마다 그들이 한국 내에서 어떤 평가를 받고 있는지 궁금해 했다는 겁니다.
도 장관에 따르면 김 위원장이 특히 관심을 표했던 노래는 가수 백지영의 ‘총 맞은 것처럼’과 ‘윤도현 밴드’가 부른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였습니다. 도 장관은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를 어떻게 저렇게 편곡해서 부를 수 있냐고 김 위원장이 물었다”며 “편곡과 관련된 질문이었는데 이에 대해 윤상 한국 예술단 음악 감독이 설명해줬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윤도현 밴드는 한국 예술단의 지난 1일 평양 공연에서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를 강렬한 록 음악의 형식으로 편곡해 부른 바 있습니다. 편곡한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는 원곡에 비해 음악의 속도가 다소 빠르고 배경 음악 자체가 강렬했다는 점이 특징이었습니다.
지난 2일 북한 노동신문 1면을 장식한 김정은 위원장과 한국 예술단의 사진이 어떻게 촬영 됐는지에 대한 뒷이야기도 공개됐습니다. 도 장관에 따르면 당시 김 위원장 주변의 인물 배치는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이뤄졌습니다.
도 장관은 “김 위원장 주변에는 미리 정해진 사람만 설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서 모든 가수들이 촬영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주저하고 있었다”며 “그때 김 위원장이 ‘제가 먼저 무릎을 꿇을까요’라고 말하자 가수들이 순간적으로 자리를 잡고 사진을 찍었다”고 밝혔습니다.
도 장관은 향후 남북 간 문화·체육 분야의 교류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했습니다. 도 장관은 “방북 당시 북한 체육상과 남북 체육 교류는 정상회담 이후에 논의하기로 했다”며 “남북, 미북 정상회담이 잘 진행된다면 남북 교류에 중요한 발판이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