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부, ‘자유조선, 조성길 잠적 개입설’에 논평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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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 법무부가 '지난 2018년 11월 조성길 전 이탈리아 주재 북한대사관 대사대리 부부가 잠적하는 과정에 미국에 기반을 둔 반북한단체인 '자유조선'이 개입했다'는 미국 언론 보도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실제 '자유조선'이 관여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습니다. 이경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3일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조성길 전 이탈리아 대사대리 부부가 11월 잠적 당시 직원들에게 산책을 다녀오겠다고 말한 뒤 대사관을 빠져나왔으며, 이후 주변에서 대기하던 '자유조선'측이 마련한 차에 올라탄 뒤 사라졌다고 전했습니다.

조 전 대사대리 부부의 탈북에 '자유조선'이 개입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미국 법무부는 이와 관련한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질의에6일 "법무부는 논평을 거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The U.S. Department of Justice declines to comment.)

이와 관련, 매튜 하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연구원은 6일 자유아시아방송에 현재까지 주어진 정보와 증거들을 토대로 '자유조선'이 조 전 대사대리 망명에 개입했는지 여부에 대해서 확신할 수 없다면서도, 그럴 가능성은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그는 '자유조선'이 조 전 대사대리 망명에 관여했다는 사실이 증명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증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선임연구원도 6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조 전 대사대리 망명에 '자유조선'이 개입했다는 보도에 대해 어느 정도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맥스웰 연구원: 이 보도에 대해 이의를 제공할만한 정보를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매우 그럴듯해 보입니다. (I have no information to dispute the report. But it does seem plausible.)

아울러 수 김 랜드연구소 정책부석관은 6일 자유아시아방송에 합법성과 전문성을 제쳐두고 '자유조선'의 활동은 북한 체제의 불가침성에 도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자유조선' 회원의 신원이 노출된다면 생명마저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사실을 모두가 인지해야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그는 '자유조선'의 활동에 대해서 북한 내 주민들이 알고 있는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자유조선'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김씨 왕조에 대한 환상을 깨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미국 국무부와 중앙정보국(CIA), 연방수사국(FBI)은 6일 '자유조선'과 관련한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질의에 답변하지 않았습니다.

에이드리언 홍과 크리스토퍼 안 등 한국계 외국인들이 주축이 된 '자유조선'은 지난해 2월22일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관을 습격한 바 있습니다.

이 사건은 베트남(윁남) 하노이 2차 미북 정상회담을 5일 앞두고 일어났기 때문에 국제사회의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현재 미국 법무부에 따르면, 홍 씨는 지난해 4월 미국 연방수사국(FBI)에 공개 수배된 상태이지만, 행방이 묘연한 상태입니다.

안 씨의 경우 지난해 4월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체포됐으며, 안 씨의 스페인 송환 심리는 변호인의 요청에 따라 지난 1월에서 오는 5월로 연기된 상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