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전 고위관리가 한국전쟁 종전선언 관련 북한의 생각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이 13일 ‘정보, 북한 그리고 평화’를 주제로 개최한 국제학술회의.
앤드루 김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코리아미션센터장은 이날 회의에서 한국전쟁 종전선언 관련 북한의 생각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이 현 시점에 종전선언 추진을 원하는지 여부를 명확히 하지 않은 상태라는 설명입니다.
앤드류 김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코리아미션센터장: 북한이 지금 이 시점에 정말 종전선언을 원할까요? 우리는 이에 대한 답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이 이를 명확히 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Do they really want this at this particular time? I don't think if we have the answer. I don't think in North Korea made it clear.)
앤드루 김 전 센터장은 김여정 당 부부장이 문재인 한국 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안에 긍정적으로 반응한 바 있지만 북한이 공개적으로 발언을 할 때는 뉘앙스(nuance)를 읽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김여정 당 부부장은 지난 9월 담화에서 종전선언에 대해 “흥미있는 제안이고 좋은 발상”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다만 북한은 한국이 대북 적대 정책과 이중 기준을 철회해야 대화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김 전 센터장은 또 지난 2018년 6월 미북 싱가포르 회담에서 종전선언 관련 문제가 논의됐었다며 남북미가 관련 합의 도출에 근접한 바 있기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이 이를 다시 제안한 것 같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이에 대해 알지 못하기 때문에 회의적일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대해선 오는 2월 베이징에서 동계올림픽을 개최할 예정인 중국이 북한의 도발을 달갑게 여기지 않을 것이라며 이른 시일 내에 북한이 도발에 나서진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다만 북한은 항상 무대 중앙에서 밀려났을 때 관심을 끌기 위한 행동을 해왔다며 북한이 도발을 감행한다면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 문제를 더 심각하게 받아들이도록 강제하려는 의도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또 이를 통해 한국의 차기 정부를 시험하는 한편 한미일 3국 간 관계를 이간질하려 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북한이 지난 3-4년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등 고강도 도발에 나서지 않은 것에 대해선 재정적 측면에서 북한이 이러한 도발에 나설 여력이 있는지 확실치 않다고 평가했습니다.
박지원 한국 국가정보원장은 이날 축사에서 북한이 신형 코로나 유입을 막기 위해 국경을 봉쇄하는 한편 국제사회의 백신 지원도 거절하고 있지만 언제까지 문을 닫고 있을 수만은 없다며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통해 현 상황을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미국이 북한에 신형 코로나 백신을 제공할 의사를 밝힌다면 북한이 대화에 복귀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수도 있다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아울러 북한이 대화에 복귀한다면 종전선언을 비롯 대북 적대정책과 이중기준 철회 문제도 논의할 수 있다고 본다며 대화의 장에 돌아올 것을 북한에 촉구했습니다.
기자 이정은, 에디터 오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