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향후 한국의 국방개혁이 북한에 대한 확고한 방어우위를 구축하는 데 초점을 놓고 진행되어야 한다는 한국 내 전문가의 제언이 나왔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세종연구소가 22일 ‘미완의 국방개혁 성과와 향후 과제’를 주제로 개최한 제2차 세종국방포럼.
군사 전문가인 김종대 연세대 통일연구원 객원교수는 발제를 통해 “향후 한국의 국방개혁은 북한에 대해 확실한 방어 우위를 구축하는 데 초점을 두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김 교수는 “북한으로 하여금 어떠한 사전 공격징후도 없이 한국을 공격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알도록 만든다면 한국 국방은 상당한 방어 우위를 가질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김종대 연세대 통일연구원 객원교수: 한반도에서 남북 군사대치의 본질은 북한의 숨기는 능력과 남한의 찾아내는 능력의 경쟁입니다. 일단 어떠한 공격징후도 없이 북한이 도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점을 북한에 인식시킬 수 있다면 사전징후가 전혀 없이 남한을 공격하고 초토화할 수 있다는 이 자신감만 제거해 준다면 우리 국방은 상당한 방어 우위를 갖게 될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러면서 김 교수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을 조기에 탐지해 격파하는 작전개념, 킬 체인(Kill-Chain)이 전장의 템포가 빨라진 지금 구시대적인 개념이 되었다며 킬 웹(Kll-Web)을 대안으로 제안했습니다.
계획, 탐지, 식별, 결심, 타격 등 각각의 결정이 단계적으로 이루어지는 킬 체인에 비해 킬 웹은 탐지와 함께 공격을 하고 방어를 진행하는 등 동시적인 수행이 가능해 보다 효과적으로 북한의 도발에 대응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김종대 연세대 통일연구원 객원교수: 기존 킬 체인이라는 것은 탐지하고 결심하고 타격하고 평가하는 이런 직렬식 과정으로 순차적이고 단계적인 개념이었다면 앞으로는 그게 아니고 탐지와 동시에 공격하고 방어도 동시에 하는 이런 것들이 평행식으로 같이 나간다는 의미에서 킬 체인이 아니라 킬 웹이라는 것이거든요.
이를 위해서는 기술적인 뒷받침이 필요한데 김 교수는 “지금은 군 내부에서 요구 사항이 나오지 않으면 전장의 판도를 뒤바꿀 수 있는 무기, 이른바 게임 체인저가 개발된다고 해도 사용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김 교수는 발달하는 기술을 군 전력에 발빠르게 적용하기 위해서 “외부 기술집단과 빅테크 기업들이 국방에 관여하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김 교수는 지난 7월 미국의 싱크탱크 과학자연맹(FAS)이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 인근에서 핵미사일 격납고가 건설 중인 모습을 상업용 위성으로 확인했지만 미국 펜타곤은 알지 못하고 있었다며 민간 영역에 비해 군사 영역의 기술수준이 지체되는 현상이 미국에서도 일어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김종대 연세대 통일연구원 객원교수: 외부 기술집단에 국방의 소요를 완전히 개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금은 군의 소요에 기반해서 나오는 전력체계라는 것은 (군의) 소요가 없으면 전장을 완전히 바꿀 게임체인저가 나온다고 하더라도 소용없는 것입니다. 그런 식이면 이스라엘 아이언 돔도 개발되지 못했을 것입니다.
이밖에 예비역 공군 준장인 진호영 국방부 국방개혁자문위원은 “국방부 등의 저항으로 역대 많은 정부의 국방개혁 노력이 유의미한 성과를 만들지 못했다”며 “동력을 갖고 있는 정부 출범 초기부터 국방개혁을 추진할 것”과 “미국과 같이 구체적이고 강제력을 갖는 개혁법안에 기초해 국방개혁을 이행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1986년 미국 의회를 통과한 골드워터-니콜스 개혁법안은 각 군의 본부, 장군 감축 규모와 시기, 인사 방향까지 명시하며 현대 미군의 개혁을 이끈 바 있습니다.
기자 한도형, 에디터 오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