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주한 미국대사를 지낸 캐슬린 스티븐스 한미경제연구소(KEI) 신임 소장은 올 들어 남북 정상간 3차례나 정상회담을 가진 것은 외교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회담에서도 핵심 의제인 비핵화에 대한 진전은 여전히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입니다. 김소영 기자가 스티븐스 전 대사의 견해를 들어봤습니다.
기자: 이번 3차 남북 정상회담을 어떻게 보십니까?
스티븐스 전 대사 :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단기간에 3번이나 만난 것에는 큰 의미를 둘 수 있습니다. 이번 회담 결과는 미북 협상의 다음 방향, 특히 향후 비핵화 협상 단계를 알려줄 수 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 회담엔 많은 어려움이 따를 것입니다. 하지만 역사적인 관점으로 봤을 때 남북 정상 간 이 정도 수준의 관계가 형성됐다는 점은 여전히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기자: 그렇다면 이번 회담에서 기대할 수 있는 성과는 무엇일까요? 그리고 만약 이번 회담에서도 비핵화에 대한 어떠한 구체적인 시행 조치가 거론되지 않는다면요?
스티븐스 전 대사 : 저는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공동 선언문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하는데 우선 어떤 내용들이 나올지 조심스럽게 지켜봐야 합니다. 이번 회담에서 김 위원장이 남북 관계 개선 뿐 아니라 진정한 비핵화를 시작할 준비가 됐다는 점을 보여주길 기대합니다. 최근 문 대통령은 북한이 진지하게 비핵화에 대해 협상할 것이고 평화협정으로 나아가길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만약 이번 회담에서 비핵화에 대한 어떠한 성과도 나오지 않는다면 실망스러울 것입니다.
기자: 이번 회담에서 남북간 종전선언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현 상황에서 남북 종전선언을 어떻게 보십니까?
스티븐슨 전 대사 : 분명 두 정상은 한반도 내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이행 사항에 대해 발표할 것입니다. 하지만 종전선언 문제는 선후관계(sequencing)를 우선 고려해야 합니다. 명백히 핵 문제는 한반도 평화 논의의 중심에 있고 주변으로 밀려나서는 안됩니다. 개인적으로는 아직 비핵화 협상까지 먼 길이 남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회담에서 문 대통령이 건설적인 방향으로 비핵화 논의를 촉진시켰으면 좋겠습니다.
기자: 특히 이번 회담에서는 삼성, 현대와 같은 한국의 대기업 총수들이 함께 북한을 방문하는 등 남북 간 경제협력 논의에도 무게가 실리는 모습입니다. 비핵화 단계가 이행되지 되지 않은 시점에서 남북간 경제협력 논의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스티븐스 전 대사 : 남북 경제협력과 투자는 북한에게 경제적인 성장과 발전을 위해 중요합니다. 하지만 현재 국제 사회의 대북제재가 이행되고 있어 많은 경제 활동들이 제한 또는 금지되고 있기 때문에 실질적인 경협은 쉽지 않을 것입니다. 또 대북제재 해제 등은 국제 사회로부터 동의를 받아야 하는 만큼 복잡합니다. 다만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 지도부와 북한 주민들에게 '북한의 새로운 결정으로 북한이 경제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는 자극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정은 위원장 역시 그 동안 경제개발을 추구하고 있다고 말해온 바 있습니다.
앵커 : 지금까지 스티븐스 전 주한미국 대사의 3차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견해를 김소영 기자가 들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