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이 평양 남북 정상회담 첫날인 18일 의전을 총괄하고 정상회담에 배석하는 등 동분서주하는 모습을 보여 주목됩니다. 양희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이날 평양을 방문한 한국 문재인 대통령 부부의 공항 영접 준비부터 이날 오후 정상회담 배석까지, 김여정 제1부부장이 행사기획은 물론 핵심 참모의 역할까지 담당하면서 지금까지 알려진 것보다 훨씬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을 것이란 다수의 전문가의 분석이 나왔습니다.
그러나 북한 지도부를 연구하는 미국 해군분석센터(CNA)의 켄 고스 국제관계국장은 1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김 제1부부장이 오빠인 김 국무위원장의 두뇌 역할을 하며 정치 전략 방향 등을 논의하고 세대 교체의 흐름까지 주도한 인물이란 평가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고스 국장 : 김여정 제1부부장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전략을 논의하는 위치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등 정책 방향을 논의하는 사람들이 따로 있습니다. 김 제1부부장은 김 위원장에 대한 대중의 이미지 즉 인상을 조성하는 역할, 그리고 개인비서의 역할 등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고스 국장은 김여정 제1부부장이 판문점 정상회담에 이어 평양 정상회담에서 배석자로 이름을 올리는 등 친 혈육으로 김 위원장과 남북, 미북, 북중 정상회담까지 함께 고민하고 대책을 수립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주장은 수긍하기 힘들다고 밝혔습니다.
김여정 제1부부장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으로부터 가장 신뢰를 받는 인물에는 틀림없고 김정은의 이미지와 일정, 보안 등을 관할하고 있지만, 핵 문제 등을 논의할 정도로 위상이 높아진 것은 아니라는 게 고스 국장의 설명입니다.
고스 국장은 그러면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정실인 김영숙의 딸인 김설송이 김여정 제1부부장의 멘토 즉 개인적인 조언과 지도를 해주는 스승의 역할을 맡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고스 국장 : 정권 안정에 중요한 내부 보안기구나 군부의 감시기구(surveillance apparatus of the military) 사람들이 김설송의 후원자가 됐다고 봅니다. 고모 김경희로부터 물려 받은 것이죠. 김설송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김여정 제1부부장에게 정책 조언을 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고스 국장은 미국의 프로 농구 선수였던 데니스 로드맨이 북한을 방문했을 때 김 위원장과 김설송이 원산초대소에 함께 있는 것을 본 사람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이같이 주장했습니다.
김설송이 앞으로 몇 년은 더 김여정 제1부부장에게 정치적 스승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고스 국장은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