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애에 대한 김여정의 깍듯한 의전, 의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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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북한의 행사에서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김정은 총비서의 딸 김주애에게 깍듯하게 의전하는 모습이 나타났습니다. 이같은 모습이 '김주애 후계자설'에 더 무게를 실을 수 있는지에 대해 한국의 전문가들은 의견을 달리했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5일 신형 전술탄도미사일 발사대 인계 인수식이 열렸다고 보도했습니다.

관련 영상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딸 김주애는 정장을 갖춰 입고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특히 영상에는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단상으로 걸어 올라가는 김주애에게 허리를 살짝 숙이며 깍듯하게 의전하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은 9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이 모습만 보고 김주애가 후계자로 낙점됐다고 볼 수는 없다”면서도 김여정이 김주애에게 보인 모습은 “고모와 조카 사이의 모습이 아닌 간부와 지도자의 모습”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조 석좌연구위원은 “김주애가 후계자로서의 예우를 받고 있으며 후계자 수업을 받고 있다는 것 자체는 확실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특히 김여정이 김주애에 대해서 각별하게 예우하는 장면이 연출된 부분을 보면 결국 지도자와 간부 정도의 모습을 연출했거든요. 김주애가 현재 후계자로 낙점됐다고 볼 수가 없죠. 그러나 확실한 건 후계자로서의 예우를 받고 있다, 그리고 후계자 수업은 확실하다 이렇게 볼 수가 있어요.

김주애가 공식 행사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80여 일 만이며, 김주애는 이번 행사에서 단상 두 번째 줄에 김여정 부부장, 최선희 외무상 사이에 자리가 배치됐습니다.

이에 대해 조 석좌연구위원은 “김주애의 복장은 정장 차림으로 더욱 어른스러워졌고 김정은과 함께 퇴장했다”며 “김주애의 위상에는 변함이 없다”고 분석했습니다. 조 석좌연구위원은 또 “김주애가 이번 행사에서 두 번째 줄에 앉은 이유는 신형 탄도미사일 인계 인수식이라는 행사 성격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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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행사에서 김여정이 김주애에게 보인 의전에 대해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9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해당 장면 하나만으로 단정내리기는 어렵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김 교수는 “김여정이 전체 행사의 기획과 진행을 담당하는 역할에 충실했고 이러한 차원에서 공적인 장소에서 김주애에 대해 예의를 갖췄다”고 밝혔습니다.

김 교수는 또 “북한은 ‘백두혈통이 4세대로 이어진다’는 차원에서 김주애의 대외 행보를 나타내는 것”이라며 “김주애를 후계자라고 확정하기보다는 후계자 후보군으로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김여정의 역할 자체가 전체 행사를 기획하고 또 거기에서 전반적인 진행을 책임지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런 차원에서 김주애에 대해서 좀 예의를 갖췄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백두혈통의 4세대로 간다는 차원에서 김주애가 대외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후보군으로서의 김주애의 존재는 우리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9일 자유아시아방송과 통화에서, 김여정이 이번 행사에서 김주애에게 보인 모습은 고모가 조카에게 예우해주는 수준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남 교수는 이어 “북한 사회에서는 여성이 후계자가 될 수 없다”며 김주애가 김정은 총비서의 후계자일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밝혔습니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고모가 조카를 대할 때 예우를 해주는 것 그게 북한 정서나 한국 정서가 크게 어긋나지 않아요. 후계자 구도라기보다는 직계에 대한 어떤 배려, 존중을 공적인 장소니까 보인 것이고, 후계자라는 분석은 너무 나아간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한편 한국 정보기관인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29일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전체회의에서 “북한은 김주애를 현 시점에 유력한 후계자로 암시하며 후계자 수업을 진행 중이고 어린 김주애에 대한 주민 반응을 의식해 선전 수위 및 대외 노출 빈도를 조정하면서 비공개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에디터 목용재,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