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방중, 미국 정상회담서 협상력 제고 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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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다롄 방문에 대해 한국 내에서는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을 압박하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또 대량살상무기까지 폐기하라는 미국의 요구에 북한이 불안감을 내비친 것이라는 평가도 있습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다롄 방문은 지난 3월 말 방중 이후 40여 일 만입니다.

베이징을 방문했던 김 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답방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40여 일 만에 다시 중국을 찾은 것은 매우 이례적입니다.

김 위원장의 다롄 방문에 대해 전문가들은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을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해석했습니다.

오는 22일 워싱턴에서 한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만큼 한미 공조를 견제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도 있습니다.

고유한 동국대 교수 :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오는 22일 한미 정상회담이 열립니다. 북한도 체제안전 보장 등과 관련해서 중국과 협의하려고 했을 겁니다.

또 중국이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반도에서 자국의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 북중 회동을 요청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중국은 앞서 남북이 체결한 판문점 선언에서 자국이 배제된 상황에서 종전 선언과 평화체제 구축 회담을 진행할 수도 있다는 점에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최근 북한을 방문한 것도 바로 이러한 우려 때문이란 지적입니다.

최근 미국 국무부는 북한에 대해 비핵화는 물론이고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의 지체 없는 영구적 폐기까지 요구하고 나선 상태입니다.

미국의 이러한 요구에 북한이 불안감을 내비친 것이라는 평가도 있습니다.

정영태 북한연구소장 : 지금 김정은 위원장은 다급하죠. 미북 정상회담을 하기로 했는데 미국이 계속 압박해 오니까 북한은 중국의 적극적인 후원을 기대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한국 내 전문가들은 이번 북중 회동이 이뤄진 장소가 다롄이라는 점에도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다롄은 중국 랴오닝 반도 끝부분에 있는 항구 도시로서 두 정상의 회동이 이뤄진 방추이다오(棒槌島)는 다롄시 동쪽 바닷가에 있는 작은 섬입니다. 중국이 만남의 장소로 방추이다오를 선택한 것은 보안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방추이다오는 섬으로 연결되는 다리를 봉쇄하면 외부 진입을 완전히 차단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그동안 역대 중국 지도부와 외국 정상급 지도자들의 회동 장소로 애용돼 왔습니다.

과거 북한 김일성 주석도 중국 지도부와 은밀히 회동하며 북중 간 비밀 회담을 했습니다. 2010년 5월에는 김정일 위원장이 리커창 당시 부총리와 만찬 회동을 가진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