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당국이 태양절, 즉 김일성 주석 생일(4.15)을 맞아 그의 위대성과 업적을 주민들에게 주입시키기 위한 강습회 개최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올해는 단순 강습회가 아니라 학습 후 관련 토론회까지 진행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9일 "이달 들어 당에서 전국의 기관, 기업소를 대상으로 태양절 기념 강습회를 벌이고 있다"면서 "간부, 당원, 근로자들에게 태양절을 계기로 선대수령 김일성의 위대성과 업적을 주입시키는 것"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이번 강습은 기존 강연의 본질과 방법에서 차이가 있다" 면서 "연사가 일방적으로 제강을 읽어주며 주입하던 방식에서 제강을 학습하고 복습하며 토론한다는 점에서 주입의 강도를 높였다"고 지적했습니다.
과거 태양절 강연은 말 그대로 연사가 연단에서 강연제강을 읽어주는 방식이었는데 올 해는 강습 방식으로 바뀌면서 강연 내용을 받아 써야 하는 것은 물론 복습하고 토론하는 방식으로 내용을 주입하는 수준이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입니다.
소식통은 또 "총 16페이지 분량의 강습제강은 '민족 최대의 경사스러운 태양절을 맞으며 온 나라 전체 인민이 경모의 마음으로 선대 수령의 위대성을 찬양하고 있다"면서 "인민의 행복한 생활과 후손만대의 번영을 위해 한평생을 다 바친 수령님의 유훈을 길이 받들어 나가야 한다'는 내용"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하지만 이 같은 내용이 전달된 회의장은 냉담한 분위기에 휩싸여 있었다"면서 "도처에 굶주림으로 쓰러지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데도 '억만금에도 비길 수 없는 수령님(김일성)의 위대한 업적은 인민의 행복한 생활의 토대를 마련해 놓았다'고 역설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대부분 4월의 태양절이 우리에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한탄한다”면서“김일성에 이어 김정일, 김정은까지 3대세습으로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인민을 가장 행복한 인민이라고 자랑하는 당국을 원망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한 주민소식통도 같은 날 “이달 들어‘간부들과 당원 및 근로자’강습이 진행되고 있다”면서“4월 15일 태양절을 맞으며 선대수령의 위대성을 주입하기 위한 정치행사를 벌이는 것”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강습은 4월 상반기에 2차로 나누어 1회에 45분씩 진행하는 것”이라면서“각 기관, 공장, 기업소, 농장단위로 진행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면서 현지 실정에 맞게 강습단위를 정하여 진행하도록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강습에 나서는 연사는 “해당 단위의 당책임일군들 또는 정치리론적으로 준비된 일군들을 출연시켜야 한다”고 못박았다고 소식통은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강습은 수령님(김일성)이 비범한 통찰력과 선견지명으로 인민이 대대손손 복락을 누려갈 휘황한 설계도를 펼쳤다”면서“수령이(의) 일대기는 오직 인민의 지향과 념원을 반영한 가장 인민적인 업적이라며 칭송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강습은 대부분 현실과 동떨어진 내용들을 담고 있어 주민들의 반감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면서“한 번도 주인이 돼 본적이 없는 농민들을 가리켜 당국은 수령님은’토지는 밭갈이 하는 농민에게!’라는 구호를 내놓고 농민을 땅의 주인, 나라의 주인으로 내세우고 어려운 농사일에서 해방시켰다고 역설하고 있다”고 증언했습니다.
그러면서 “강습은 총비서가‘지금까지 우리는 위대한 수령님께서 천리혜안의 예지와 비범한 령도력으로 이룩해놓으신 업적의 그늘밑에서 살아왔다’”면서“수령의 덕을 그만큼 입었으면 되었지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할 수 없다면서 수령님의 유훈을 관철하기 위해 못다한 충성을 다 바칠 것을 강조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2021년 한국 통일부 자료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지난 2014년부터 김일성 가계에 대한 ‘위대성 교양’을 이른바 ‘5대 교양’ 중 하나로 꼽으며 특히 강조하고 있습니다.
통일부 측은 김정은 정권 이후 김일성 위대성 교양과 관련해 “수령의 활동과 풍모를 신비화하지 말라"는 김정은의 방침에 따라 북한 주민들이 지도자에게 인간적인 매력을 느끼도록 하고 이것을 기초로 정권 유지를 위한 충성심을 유도하려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기자 김지은,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