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에서 4.15 태양절, 즉 김일성 주석 생일 관련 행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장마당이나 길거리에 나가 장사로 한 끼 식량이라도 마련해야 하는 대부분의 주민들은 강제로 행사에 동원되는 데 불만을 표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오는 4월 15일은 북한의 태양절, 즉 김일성 주석의 생일 111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4월 15일은 1968년에 공휴일로 지정된 후 1974년부터 민족최대의 명절로 기념하다가 김일성 주석이 사망한 후 3년이 지난 1997년에‘태양절’로 지정됐습니다. 아들(김정일 위원장)이 아버지(김일성 주석)를 민족의 태양이라고 높이며‘태양절’이라고 공식 명명한 것입니다.
그런데 최근 북한에서 ‘태양절’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이 높습니다. 당에서 전국의 모든 단위와 기관, 공장, 기업소, 학생, 인민반 주민들에게‘태양절’경축 분위기를 띄우는 행사를 준비하라는 지시를 하달했기 때문입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10일“요즘 중앙의 지시에 따라 모든 학생들과 주민들이 4.15 태양절 행사연습에 강제로 내몰리고 있다”면서“학생들은 소년단 입단식, 노동자, 농민, 주민들은 충성의 노래모임과 군중무용(무도회)을 연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소년단 입단식의 경우 “입단 대상을 제외한 대부분의 학생들의 열의가 차갑게 식어 행사연습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면서 그 이유는 시간만 지나면 학생들 대부분이 소년단원이 될 수 있어 전처럼 학부모들이 자녀의 소년단 입단에 큰 관심이 없기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또 “도내의 공장 기업소들에서도 4.15경축‘충성의 노래모임’연습을 하고 있다”면서“구역별로 노래경연을 치르고 시, 도를 거쳐 중앙에서 최종 결선을 치루는 방식으로 사회전반에 태양절 경축 분위기를 띄우라는 지시에 따라 강제로 (행사가) 벌어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소식통은 대부분의 주민들은 이런 강제적인 모임에 충성심이 아닌 반발심을 갖고 있다면서 “일반 주민들이 거의 식량부족으로 인해 하루 한 끼도 제대로 먹지 못하는 처지인데 무슨 이유로 김일성에 대한 충성을 노래하겠냐”고 반문했습니다.
소식통은 “일부에서는 강제로나마 김일성 관련 노래를 불러도 실제 생각은 온통 가족의 생계를 어떻게 해결할지에 쏠려 있다”면서“노래경연은 비록 12일부터 15일까지 진행되지만 노래연습을 하느라 보낸 한 달은 괴로움과 고통의 날이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12일“오늘부터 도당위원회의 지시에 따라 4.15 태양절 경축행사가 각 단위별로 진행되고 있다”면서“대부분의 주민들이 아침(8시)부터 저녁(6시)까지 연습에 참가해야 한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요즘 선대수령의 생일 111주년을 맞아 4.15 태양절 경축분위기를 띄우라는 중앙의 지시가 있었다”면서“학생들은 분렬 행진, 소년단 입단, 녀맹과 사로청, 공장 노동자들은 단위별 충성의 노래경연과 군중무용으로‘태양절’을 경축한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요즘 갑자기 닥친 이상기후로 영하의 날씨가 계속되고 중국발 황사에 찬바람까지 몰아치자 일부에서는 태양절을 저주하는 분위기까지 생기고 있다”면서“먹고 살기 어려운 판에 무슨 태양절이냐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기자 김지은,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