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사망 애도기간 일주일서 하루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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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당국이 오는 8일 김일성 사망 30주년을 맞으며 주민들에게 김일성 관련 혁명역사 사적관 참관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일주일 간 치르던 김일성 애도주간 행사를 하루로 단축했다는 소식입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올해는 김일성 사망(1994년 7월 8일) 3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올해 4월 15일 김일성 생일 관련 ‘태양절’ 호칭을 없앤 북한 당국이 김일성 사망일을 계기로 주민들에게 혁명역사 사적관 참관을 지시한 데 대해 일부 주민들은 어리둥절하고 있지만 관련 애도주간은 일주일에서 하루 일정으로 축소됐습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2일 “오늘 도당에서 도내의 모든 기관, 기업소들에 (김일성 사망 관련) 애도 지시를 하달했다”면서 “김일성 사망 30주년을 맞는 애도주간이 하루로 단축된다는 지시였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1994년 7월 8일 수령님(김일성)의 사망이라는 급보에 온 나라가 충격에 빠졌다”면서 “당시에 ‘위대한 수령님은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신다’는 구호가 나오고 3년동안이나 애도기간을 정했고 이후에도 100일의 애도주간을 이어왔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그동안 100일을 15일, 9일, 7일로 단계적으로 기간을 축소하던 북한 당국이 올해에는 애도일을 1일로 축소했다”면서 “애도 당일에만 동상에 헌화하는 것으로 지시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김일성 사망 이후 1994년부터 3년 동안 애도기간을 정한 뒤, 1998년터는 1년 동안 애도기간을 선포했습니다. 이후 1999년 100일로 애도기간을 대폭 줄인 뒤, 2000년 30일, 2010년 9일, 그리고 2013년 7일로 애도기간을 정해 계속돼 오다가 2022년부터 5일로 줄인 뒤 올해 들어 단 하루만 애도일로 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하지만 애도일을 맞으며 주민들에게 도 혁명역사 사적관을 참관하도록 하라는 지시는 내렸다”면서 “이는 김일성, 김정일의 혁명역사를 학습하면서 혁명전통을 계승하고 있는 세습지도자 총비서(김정은)에 충성하라는 의도일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3일 “오늘 당에서 올해부터 애도주간이 하루로 된다는 지시를 하달했다”면서 “하지만 모든 주민들은 도 혁명역사 사적관 참관을 해야 한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오늘 오후 3시부터 도혁명역사사적관에 모여 1시간동안 참관을 하라는 도당의 지시가 각 공장 기업소들에 하달되었다”면서 “이에 주민들은 애도기간을 하루로 단축시킨 당국이 혁명역사 사적관 참관을 지시한 것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어 “당에서 수령님(김일성) 애도기간을 하루로 단축한 것은 애도 분위기를 아주 없앨 수 없어 겨우 유지하는 것으로 짐작된다”면서 “태양(김일성)의 위상을 없애버린 것만 봐도 애도기간을 하루로 단축한 의도를 이해할 수 있는 것 아니겠냐”고 반문했습니다.

그러면서 “하지만 애도기간이 하루로 축소됐다 해서 도 혁명사적관 참관에서 빠지면 정치적 문제로 보기 때문에 억지로라도 참가해야 한다”면서 “주민들은 마음에도 없는 당의 지시를 따르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