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들, 김일성 사망 30주년 추모행사 참여

0:00 / 0:00

앵커: 북한에선 8일 김일성 주석 사망 30주년을 맞아 주민들이 참여하는 추모 행사가 진행됐습니다. 관련 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 요청)은 8일 “오늘은 수령님(김일성)이 사망한 지 30년이 되는 날”이라면서 “당에서 오늘을 애도의 날로 정하고 주민들에게 헌화와 문헌학습을 하도록 지시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이른 아침부터 많은 비가 내렸지만 대부분의 주민들이 동상에 나가 헌화를 하는 분위기”라면서 “그것은 30년 전에 사망한 수령님에 대한 애도의 마음이 깊어서라기 보다는 해당 관계자들이 동상 앞에서 참가인원을 체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들꽃을 꺾어 헌화를 하게 되어 돈이 들지 않지만 비가 세게 내리는 통에 대부분의 주민들이 흠뻑 젖은 채 헌화했다”면서 “우비(우산-비옷)가 변변치 않아 헌화하러 갔던 주민들은 젖은 몸으로 곧바로 조직별 (김일성) 영화문헌 학습에 참가해야 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주민들은 태양절(김일성 생일) 문구를 삭제하고 (김일성 주석이) ‘영원히 함께 계신다’의 구호마저 내리게 한 당국이 헌화 지시를 내린데 대해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중국 단동의 한 조선족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도 이 날 “8일은 김일성 사망 30주년이 되는 날”이라면서 “북조선 노동자들은 헌화하고 온종일 영화문헌을 학습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현재 중국에 파견된 북조선 노동자들은 대부분 한 달에 3일 휴식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열흘에 한 번 휴식에도 당국의 지시에 따라 애도 등의 행사가 제기되면 그날이 휴일로 대체되는 실정이라고 소식통은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런 행사가 한 달에 한번 있으면 다행이고 수차 제기되면 노동자들은 휴식을 못하게 된다”면서 “7일도 일요일이지만 8일 오전 9시부터 회사 내부 회의실에서 김일성 초상화에 집단헌화하고 종일 영화 문헌 학습을 하는 것 때문에 했다”고 말했습니다. 8일 애도 행사로 인해 19일까지 휴식을 할 수 없다는 설명입니다.

이어 “하지만 중국 (공장) 사장들은 북조선에서 행사를 자주 조직하면 할수록 좋지 않아 한다”면서 “충분히 휴식해야 할 노동자들이 계속 행사와 강연회, 학습 등에 참가하느라 생산율이 오르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이런 현실을 목격한 일부 중국인들은 자기 부모가 사망해도 3년 상을 치루고 마는 데 비해 북조선의 (김일성 주석) 30년 애도는 너무하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