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당국이 김정일사망 애도일(17일)을 맞으며 해외 파견 근로자들에게 애도지침을 하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과로에 지친 근로자들에게 애도지침은 또 다른 부담이 되고 있다고 현지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관련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단동의 한 조선족 소식통은 15일 "오늘 단동의 한 의류봉제공장에서 일하는 북조선 근로자들에게 김정일 사망과 관련한 애도지침서가 하달되었다"면서 "북조선 근로자들이 오늘 아침 작업시작 전에 북조선 영사관을 통해 전달받은 지침서에는 애도기간중에는 작업하면서 노래도 부르지 말고 웃거나 떠들지 말라는 내용이 담겨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근로자들은 물론이고 근로 인원을 관리 감독하는 북조선 간부들도 일체 큰 소리를 내지 말고 손전화(휴대전화) 벨소리도 진동으로 바꿔야 한다"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외화벌이를 위한 근로자들의 외부 작업도 오는 17일 애도기간이 끝날 때까지 삼갈 것을 강조했다"면서 "만약 외출했다가 술을 마시거나 애도분위기를 해치는 행위를 한 자에 대해서는 엄중한 당적 처벌이 따를 것임을 경고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또 "지침에 따라 북조선 근로자들은 경건하고 숭엄한 분위기 속에서 애도주간을 보내야 하며 동시에 추모행사를 준비해야 한다"면서 "애도 당일인 17일에는 북조선 단동영사관에 설치된 애도장을 찾아가 헌화할 대표자들도 선발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중국 단동시의 또 다른 주민소식통은 같은 날 "단동의 가금류 가공공장에서 일하는 북조선 노동자들에게 당국의 애도지침이 하달되었다"면서 "이로 보아 이번 애도지침은 중국에 파견된 북조선 근로자들 모두에게 일제히 해당되는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동안 북조선 근로자들은 매일 아침 이른 시간에 간단히 조회를 마치고 하루작업을 시작했다"면서 "그러나 오늘(15일)은 특별히 김정일 사망 애도일과 관련한 중앙의 지침서가 전달되면서 아침회의가 30분 이상 지연되었다"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회의에서는 이틀 뒤에 있을 김정일 애도일을 경건하고 숭엄한 분위기로 맞이해야 한다는 내용이 전달되었다"면서 "이틀밖에 남지 않은 애도기간에 절대로 문제를 일으키지 말고 잘 넘기자는 해당 간부의 당부의 발언도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열악한 노동조건에서 하루 15시간 작업하는 근로자들에게 까지 김정일 애도 분위기를 강요하는 북조선 당국에 대해 근로자들은 불만에 차있다"면서 "20대 젊은 여성이 대부분인 근로자들이 추위속에서 작업하면서 웃지도 못하고 노래 부르거나 동료들과 대화하는 것까지 막아 나서는 북조선 당국자가 과연 제정신인지 모르겠다"고 비난했습니다.
기자 김지은,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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