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 해군참모대학의 테렌스 로우릭(Terence Roehrig) 교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건강이 악화돼 갑자기 사망한다해도 미국이 북한 내부 정치적 문제에 개입해선 안된다고 주장했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로우릭 교수는 23일 한미경제연구소(KEI)가 '한미연합훈련과 북한 비핵화'를 주제로 개최한 화상회의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과 관련해 김 위원장 사망 등으로 인한 갑작스런 사태 발생은 북한 내부 문제라고 강조했습니다.
로우릭 교수: 만약 김정은 위원장 건강에 진짜 문제가 있어서 사망한다고 해도 이는 북한 내부 정치적 사안(internal political issue)입니다. 미국은 이에 대해 개입해야 하거나 개입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물론 이 사안에 대해 주시해야 하지만 이는 북한 내부에서 풀어야 할 문제입니다.
로우릭 교수는 미국이 김일성 주석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으로, 또 김정은 위원장으로 3대에 걸쳐 정권이 세습되는 상황을 이미 경험했기 때문에 다음 후계자 승계에도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예상치 못한 급변사태 등 최악의 상황이 발생해 미국과 중국, 한국 등 관련 국가들이 북한에 개입하기로 결정한다면 이견이 없도록 관련국 간 사전 협의가 필수라고 강조했습니다.
로우릭 교수는 코로나19, 즉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가 한미연합군의 방어태세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로우릭 교수: 지금까지 한국이 주한미군이나 한국군의 신형 코로나 예방과 진단에 매우 적극적으로 나서 성공적으로 대처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신형 코로나가 방어태세에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고 여기지 않습니다.
로우릭 교수는 북한 당국이 신형 코로나 확진자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아무도 이를 믿지 않을 것이라면서 만약 북한 군대 내 바이러스가 퍼질 경우 열악한 보건 환경과 군인들의 영양 부족 등으로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로우릭 교수는 1차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이후 축소 또는 취소된 한미연합 군사훈련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습니다.
그는 한미동맹이 기본적으로 한국 방어에 대한 미국의 군사력 지원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며, 신뢰 속 한미동맹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정기적인 훈련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주한미군들이 짧은 기간으로 교체되는데 그나마도 첫 6개월 동안에는 전시 상황에 투입될 수 있는 실질적인 훈련을 받지 않는다면서 단 한번의 훈련 취소도 방어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한미연합 군사훈련이 미북외교를 돕는 방향으로 진행돼야 하지만 1차 미북회담 이후 2년간 아무런 성과가 없는 상황에서 계속되는 연합훈련 취소는 오히려 북한에 대가없이 양보하는 의미로 비춰질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로우릭 교수는 그러면서 올해까지도 한미연합 군사훈련이 제한적으로 이뤄질 경우 내년에는 이 전략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한미 양국이 그간 미북 대화를 촉진하는 차원에서 연기했던 연합공중훈련이 지난 20일부터 24일까지 한반도 상공에서 실시됐습니다.
원래 한미는 2018년 대규모 연합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에이스(Vigilant Ace)를 유예하고, 지난해 대대급 이하 규모 훈련인 연합공중훈련을 실시하려고 했다가 연기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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