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김정은 생일 맞아 새해 충성결의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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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당국이 새해 출근 첫날에 진행하던 충성의 결의모임을 김정은 총비서의 생일(1/8)날 실시했습니다. 선대 수령인 김일성, 김정일 시대에도 새해 첫 출근 날 진행하던 모임인데 김정은의 생일에 맞춰 실시한 것은 올해 처음이라는 지적입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에서 설날은 4대 민속명절(설날, 한식, 단오, 추석)의 하나입니다. 북한 당국은 설날에 주민들에게 이틀 휴식하게 하고 3일 첫 출근하면 당에 대한 충성의 결의를 다지게 하였는데 올해부터 이 충성의 선서모임이 김정은의 생일날 개최됐습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7일 “오늘 갑자기 내일(8일) 충성의 선서모임을 하라는 중앙의 지시가 도당에 하달되었다”면서 “새해의 충성의 선서모임을 1월 8일에 하기는 처음 있는 일”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내일(1월 8일)은 원수님의 비공개 생일”이라면서 “당국은 지난달부터 1월 8일(김정은 생일)을 성대하게 경축하라는 지시를 하달하고 행사준비를 대대적으로 해 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김정은의 생일 준비 때문에 김일성의 안해(아내)이자 김정일의 생모 김정숙을 조선의 어머니로 추앙하던 12월 24일(김정숙 생일) 충성의 노래모임도 이제는 사라졌다”면서 “수십년간 ‘김정숙 어머니를 따라배우자’며 진행한 노래모임이 김정은 생일 때문에 없어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1월 8일을 위해 각 기관 기업소, 사회단체에서 김정은 관련 설화시, 독창, 중창, 합창 등 춤과 악기를 동반한 다채로운 예술공연을 준비했다”면서 “하지만 웬일인지 오늘 갑자기 이 공연을 취소하고 대신 충성의 궐기대회을 가지고 선서를 진행하라는 지시가 하달되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이번 설날에 태양상에 꽃다발을 증정하는 외에 신년 선서모임이나 궐기대회가 없어 대부분의 주민들이 의아해하는 분위기였다”면서 “하지만 당국은 새해에 첫 출근하여 국가를 위해 충성을 맹세하던 충성의 선서모임을 김정은의 생일에 맞춰 할 것을 지시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8일 “오늘 아침 8시에 전국의 모든 주민들이 궐기대회를 가진 후 충성의 선서모임을 실시했다”면서 “각 공장 기업소, 인민반, 돌격대 등 도 안의 모든 주민들이 선서에 참가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런데 하필 새해 첫 날을 계기로 진행하던 궐기대회와 충성의 선서를 1월 8일로 지정하자 많은 주민들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면서 “주민들에게 설날을 맞아 새 희망을 주는 것보다 지도자의 생일을 기념하게 하려는 의도로 (일부 주민들은) 추측하고 있다”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올해에도 김정은 육성 신년사가 없이 지난 연말(12월 26일~30일)에 있은 노동당 제8기 9차 전원회의 결정관철을 위한 궐기대회가 진행됐다”면서 “그런데 전원회의 관련 궐기모임과 새해 충성의 선서를 설명절을 쇠고 난 후 첫 출근일(3일)이 아닌 8일에 진행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대부분 당국이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았지만 1월 8일을 김정은의 생일로 인식하고 있는 분위기”라면서 “어린이 당과류 간식을 선물해도 1월 8일용, 충성의 선서를 해도 1월 8일로 지정해 놓으니 그렇게 인식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제는 수 십 년간 진행하던 신년 국가행사마저 김정은의 생일에 맞춰 충성심을 강요하고 있으니 주민들은 3대 세습에 진저리를 치는 것”이라면서 “김정은 통치 하에 해가 가고 날이 갈수록 인민 생활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으니 주민들의 원성이 높아지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