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장관 “김정은 아들 있는지 확인된 바 없어…4대 세습의지는 확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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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김정은 당 총비서의 딸인 김주애가 최근 공식석상에서 지속적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가운데 한국 통일부 장관이 김정은 총비서에게 아들이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확인된 바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권영세 한국 통일부 장관은 15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자리에서 김정은 당 총비서의 후계자가 김주애로 결정됐다고 보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최근 북한 관영매체에서 아버지인 김정은 총비서와 함께 등장하고 있는 김주애가 이미 후계자로 결정된 것 아니냐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이 같이 밝힌 것입니다. 최근 북한은 건군절 계기 열병식 영상에서 김주애가 타는 것으로 보이는 백마를 등장시켰고 김주애의 모습이 담긴 우표도 발행한 바 있습니다.

권 장관은 김 총비서의 딸, 김주애와 관련해 다양한 가능성을 보고 있다며 김 총비서가 4대 세습을 미리 준비하고 백두혈통을 중심으로 한 체제 결속을 확고히 하려는 조치를 진행하는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권영세 한국 통일부 장관 :근래에 김주애라는 딸이 후계자로 지정됐다는 견해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우나 여러가지 상황을 볼 때는 4대 세습의지는 있어 보입니다. 열병식을 하는 과정에서 병사들이 단상 앞을 지날 때 '백두혈통결사보위'를 외친 것을 봤을 것입니다. 이런 부분을 볼 때 세습에 대해서는 좀 더 확실하게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김정은 총비서의 첫째 자녀가 아들이라는 설에 대해서는 확인이 필요하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김 총비서에게는 첫째 아들과 김주애, 그리고 셋째 자녀까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현재까지 확인된 자녀는 북한 매체를 통해 등장한 김주애 뿐이라는 겁니다.

특히 권 장관은 김정은 총비서에게 아들이 없다는 영국 주재 북한 대사관 공사 출신인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의 견해를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권 장관은 “현재 김주애가 둘째로 알려져 있는데 (김정은의) 전체적인 자녀 구성과 관련해 기존에 알고 있던 부분과 다른 게 있는지 짚어볼 필요가 있다”며 “첫째가 아들이라는 부분에 대해서도 확인해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이날 국회에 제출한 업무보고를 통해 김주애가 건군절 기념연회 테이블에 참석한 것과 열병식이 진행되는 주석단 중심부에 배석된 점에 대해 주목했습니다. 김주애는 지난해 화성-17형 발사 참관 이후부터 지난 8일 건군절 열병식까지 모두 다섯차례에 걸쳐 북한 군 관련 행사에 등장한 바 있습니다.

통일부는 “(김정은이) 지난해 화성-17형 발사참관 후 군 행사에 자녀를 지속적으로 동반하고 있다”며 “군과 민을 대상으로 체제 결속 및 김정은 가계에 대한 충성을 요구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권 장관은 최근 북한의 식량 상황에 대해서는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시기의 상황까지는 아니지만 좋지 않은 것 같다는 평가를 내놨습니다. 이와 관련해 북한이 최근 세계식량계획(WFP)에 지원을 요청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권영세 한국 통일부 장관 : (북한이) WFP 측에 지원을 좀 요청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WFP 입장에서는 기본적으로 모니터링을 하는 것을 전제조건으로 내놓는데, 이 부분에 있어 의견이 맞지 않아서 진전이 안 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국 통일부도 북한이 최근 먹는 문제 해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통일부는 한국 농촌진흥청의 지난해 12월 자료를 인용해 북한의 지난해 식량 생산량이 451만 톤으로 전년대비 18만 톤 감소했다고 언급하며 “북한은 올해 농사가 ‘대단히 절박한 초미의 과제’라며 식량난의 심각성을 자인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권 장관은 북한의 러시아에 대한 무기 지원 상황에 대해서는 소형 미사일 등을 러시아 민간 용병업체, 바그너그룹에 지원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최근 남북이산가족협회의 방북 신청 사안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취했습니다. 현재로서는 남북이산가족협회를 초청한 북측의 기관인 ‘재중유자녀무역집단평통리사회’의 정체가 불분명하기 때문에 이를 확인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권 장관은 남북이산가족협회의 방북에 긍정적인 입장을 밝히면서도 협회 측을 만나겠다는 북측 인사가 이산가족과는 관련이 없고 북측의 초청을 주선한 제3자에 대한 확인도 필요해 섣불리 결정을 내릴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기자 목용재,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