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애 등장, ‘후계’ 아닌 ‘인민의 어버이 김정은’에 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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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김정은 당 총비서의 딸인 김주애가 2주 연속으로 북한 관영매체에 등장한 가운데 한국 내 전문가들은 김주애의 등장을 김정은 총비서를 '인민이 어버이'로 우상화하기 위한 일환으로 봐야 한다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정은 당 총비서의 딸인 김주애가 지난 27일 북한 관영매체를 통해 2주 연속으로 등장했습니다.

김주애는 지난 주 앳된 모습과는 달리 이번에는 성숙하고 권위적인 모습으로 등장해 주목됐습니다.

고급스러운 검은색 외투를 착용했고 이마를 드러낸 머리 모양으로 김 총비서의 아내인 리설주를 연상시켰습니다. 또한 최고지도자인 김 총비서의 어깨에 손을 올리거나 자연스럽게 팔짱을 끼는 등 자신의 위상을 드러내는 모습도 가감없이 보였습니다.

이에 한국 내 전문가들은 김주애가 최근 등장한 것은 김 총비서 가계의 우상화 작업을 강화하기 위한 일환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김주애의 2주 연속 등장과 함께 ‘당중앙에 드리는 충성과 신념의 맹세’라는 글이 관영 매체를 통해 올라온 것이 이를 방증하고 있다는 겁니다

해당 글에는 김정은 총비서의 지도로 화성-17형을 성공적으로 발사할 수 있었다며 “백두의 혈통만을 따르고 끝까지 충실할 것”이라는 북한 국방과학원 미사일 개발 과학자 등의 다짐이 담겼습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8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김주애의 등장은 김정은 총비서와 리설주, 김주애로 이어지는 김정은 집안의 우상화에 방점이 찍혀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김주애의 등장이) 후계를 위한 것이든, 아니든 김정은 가계의 우상화가 본격화됐다는 것이 확실한 평가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김인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도 지난 10년 간 김정은 총비서에 대한 기본적인 우상화 단계가 일단락됐음을 언급하며 북한 관영매체가 김주애를 ‘김 총비서의 자제’로 소개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현재 김정은 총비서 우상화의 방향이 ‘인민의 어버이’이기 때문에 이 같은 작업의 일환으로 김주애 등장이 필요했다는 겁니다.

김 책임연구위원은 “김주애의 등장은 김정은 총비서가 주인공이라는 바탕에서 이뤄진 것”이라며 “집단주의를 강조하며 김 총비서의 이미지를 ‘북한의 어버이’로 가져가려는 것이 최근 북한 당국의 우상화 작업의 화두이므로 그 연장선 상에서 김주애가 필요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김주애의 등장을 북한 4대 권력 세습이 본격화된 것으로 봐야 한다는 관측도 있습니다.

김주애가 이번에 등장했을 때 대장으로 승진한 장창하 국방과학원장과 한 손으로 악수를 하는 등 김 총비서에 준하는 위상을 갖고 있음을 드러냈고 북한 관영매체가 김주애를 지칭할 때 ‘존귀한’, ‘제일로 사랑하는 자제분’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지난 주 등장 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연출했기 때문입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김주애에 대한 북한 관영매체들의 존칭이 파격적이라고 평가하면서 특히 ‘제일로 사랑하는 자제분’이라는 표현에 주목했습니다. 김 총비서의 후계자로 김주애가 이미 낙점됐다는 분석입니다.

정 센터장은 “2013년 초에 태어난 것으로 알려진 김주애가 미사일 발사 성공에 기여한 공로자들 앞에서 김 총비서와 당당하게 모습을 드러내며 박수를 치는 모습은 이미 특별한 위상을 갖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노동당 8차 대회에서 ‘총비서의 대리인’인 ‘’당중앙위 제1비서직’을 신설한 것은 김주애에 의한 세습을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 내 전문가들은 김주애가 앞으로도 공개활동을 지속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김주애가 앞으로도 공개행사에서 지속적인 활동을 벌여야 향후 후계와 관련된 방향을 예측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기자 목용재,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