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10일째 행방 묘연...지방체류설·건강이상설 등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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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태양절 행사에도 불참하며 모습을 나타내지 않은지 10일째가 됐습니다. 그 행방이 여전히 확인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를 둘러싼 다양한 관측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통일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22일 현재까지 확인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공개 활동은 모두 16차례입니다.

군사 분야 관련 행보가 8차례로 절반을 차지한 가운데, 정치와 경제 분야가 각각 4차례와 2차례로 뒤를 이었습니다.

지난 2018년 남북 화해 분위기에서 크게 감소했던 김 위원장의 군 관련 대외활동 비중이 지난해엔 미북 비핵화 대화가 정체되면서 다시 늘었고, 이 같은 기조가 올해 초 까지도 이어진 것입니다.

김 위원장이 지난 1월 순천 인비료공장 건설 현장을 시찰한 이후 동해안 일대에서 장기간 머물며 군사훈련 지도에 집중한 것과 관련해 일각에선 코로나19, 즉 신형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 감염증 사태 때문에 평양을 떠나 외부 활동에 치중하고 있을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이후 김 위원장은 지난달 평양종합병원 착공식에 나타나며 이 같은 주장을 일축하는 듯 했지만, 가장 최근인 지난 12일 공개된 군사 관련 대외활동인 서부지구 항공, 반항공사단 관하 추격습격기 연대 시찰을 마지막으로 10일째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군사 활동은 물론 신형 코로나 확산 국면에서 병원 착공식에도 모습을 나타내며 의욕적인 행보를 보였던 김 위원장이 지난 15일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 금수산태양궁전 참배에도 불참한 채 잠적하자 그 거취를 두고 다양한 관측이 뒤따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의 신변에 이상이 생겼다고 볼 만한 북한 내 특이동향이 식별된 바 없으며 현재 지방에서 정상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는 것이 현재까지 한국 정부의 입장입니다.

김 위원장의 거취 문제가 본격적으로 불거진 지난 21일 한국의 연합뉴스는 청와대 고위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김 위원장이 측근 인사들과 지방에 체류 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고 북한의 노동당과 군부, 내각도 비상경계와 같은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며 이 같이 보도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를 지낸 태영호 미래통합당 국회의원 당선자는 같은 날 설명 자료를 내고 김 위원장의 신변 이상설이 보도된 후 일주일이 넘은 시점까지도 북한이 아무런 반응을 내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 매우 이례적이라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북한은 체제 특성상 이른바 '최고 존엄'에 논란이 있을 때마다 건재함을 과시하는 행보를 수일 내로 보여 왔는데 이번에는 관영매체를 통해서도 이 같은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는 점을 지적한 것입니다.

이런 가운데 김 위원장이 최근 심혈관 수술을 받고 모처에서 회복 중이라는 설과 신형 코로나 사태를 피해 자가 격리에 들어갔을 것이라는 설 등 건강 문제로 잠적한 것이라는 관측이 김 위원장이 다시 모습을 드러낼 때까지 끊이지 않을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