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A 전직 관리 “김정은, 조속한 공개행보 재개가 자신에 더 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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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건강 상태를 둘러싼 온갖 추측이 무성한 가운데, 미국 CIA, 즉 중앙정보국 한 전직 관리는 김정은 위원장이 조속히 공개활동을 재개하는 것이 그에게 더 이득이 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지예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CIA 전직 관리들은 북한에 대한 정보망이 최근 몇 년새 일정 부분 향상되긴 했지만, 북한은 여전히 정보를 얻기 가장 어려운 국가(the hardest of the hard target country)라고 평가했습니다.

지난 9년 동안 CIA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및 관련 정세를 담당했던 박정현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는 28일 이 연구소가 마련한 화상 행사에서, 최근 김 위원장의 사망설과 위중설에 대한 단편적 정보가 돌아다니는 것은 북한 정권의 대내외 정보흐름 차단 등 정권의 비밀성에 기인한다며 이같이 진단했습니다.

오직 극소수의 측근들만 김 위원장의 건강상태나 행방에 대한 정보를 가진 것은 정권에 대한 시위나 공모를 애초에 차단하고, 한국, 미국, 중국 등 외부에도 김 위원장에 대한 특급비밀이 새어나가지 않도록 하기 위한 목적이 있다는 겁니다.

또한, 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건강이상설과 관련해, 수상한 점이 있지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알 수는 없다며, 대북 정보유입 상황을 고려하면 김 위원장이 하루빨리 공개활동을 재개하는 것이 더 유리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박정현 석좌: 김 위원장이 차라리 일찌감치 (공개적으로) 모습을 보이는 것이 그에게 좋을 것입니다. 현재의 북한 국경과 정보유입 상황은 과거 2008년이나 2014년과는 다릅니다. (그에 대한) 소문이 돌게 될 것입니다.

최근 중국 인터넷에도 김정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에 대한 논의가 무성한 만큼, 이러한 정보는 결국 북한 내부로까지 흘러 들어갈 것이란 설명입니다.

이와 관련해, CIA에서 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 집권 당시 북한 분석관을 지낸 수미 테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 역시 이날 토론회에서, 최근 불거진 김 위원장 건강이상설에 대해 사실이 확인된 보도는 없다며 온갖 추측에 대한 정답은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이 김일성 주석 생일인 4월15일 태양절을 비롯해 북한 인민군 창건 기념일인 4월 25일에 모습을 보이지 않은 것이 매우 이례적(unusual)이라며, 특히 태양절 금수산궁전 참배 불참은 그가 집권한 이후 처음이라 주목할 만 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또한, 북한 당국이 김정은 위원장 건강이상설에 대한 전 세계 언론 보도를 주시하고 있으면서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 흥미롭다고 지적했습니다.

테리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미국 대선이 예정된 해에 도발을 이어왔다며, 김정은 위원장이 건재하다는 점을 알리기 위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핵실험 등 고강도 도발보다는 지난 3월과 같은 단거리 미사일 시험발사 수준의 도발을 계속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박정현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는 이날 자신의 CIA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김정은 위원장과 그의 정권을 분석한 저서를 출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