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주 넘게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정부가 김정은 사망 등 유사시에 대비해 미리 장기적인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한미경제연구소(KEI)가 30일 북한의 코로나 19를 주제로 개최한 화상회의에서 정 박(박정현) 브루킹스 연구소 한국석좌는 미국 정부가 현재 북한 내 급변사태에 제대로 대처할 지 의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박 석좌는 북한에서 확실한 공식 발표가 있기 전까지 김정은 건강 이상이나 사망 관련 소식은 추정에 그칠 수 밖에 없다며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유사시에 대비해 미국 정부가 미리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박정현 석좌: 우리는 권력 승계가 일어날 상황에 반드시 대비해야 합니다. 이는 김정은이 내일 나타나든, 2주 후에 나타나든 상관없이 우리가 언제든 생각해야 하는 장기적인 전략입니다. 북한에서 먼저 일이 발생하기 전에 이에 대응할 수 있도록 미리 미국 내부는 물론 동맹관계를 정비해 둬야 합니다.
박 석좌는 최근 미국 당국의 지도력 부재를 문제 삼으면서 동아시아 지정학적 상황 역시 불안정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미중 간 오랫동안 이어진 무역전쟁과 최근 신형 코로나 대응을 두고 양국 갈등이 심화됐고, 지난해 말부터 한미 간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대한 의견차로 한미동맹 관계도 밝지만은 않다고 평가했습니다.
박 석좌는 또 미국 대선이 열리는 올해 11월까지 미북 간 별다른 외교적 진전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그는 미국과 북한 뿐 아니라 전 세계가 신형 코로나 대응에 주력하면서 자국내 정치에 우선 초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박 석좌는 또 김정은 위원장의 입장에서 현재 미북협상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큰 이점이 없기 때문에 먼저 대화 재개를 요청하지 않을 것이며, 트럼프 대통령 역시 먼저 행동에 나설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함께 회의에 참가한 한미경제연구소의 트로이 스탠가론 선임국장은 북한이 신형 코로나 유입을 막기 위해 연초부터 취한 국경 폐쇄 조치의 영향이 최근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스탠가론 선임국장이 제시한 중국의 대북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약 2억 달러를 기록했던 중국의 대북 수출액은 1월 1억 달러로 반토막 나고, 3월 중순 10분의 1 수준인 1천만 달러 가까이 급감했습니다.
스탠가론 국장은 최대 무역국인 중국과 3개월 가량 거래가 완전 중단되면서 북한 내부 경제 상황도 큰 타격을 입었을 것이라며 빠른 경제 회복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는 "중국이나 다른 나라가 얼마나 빨리 정상적인 상황으로 돌아가느냐에 따라 북한의 경제 회복 시기도 달려 있다"면서 "국경이 열린다 해도 경제 상황이 다시 정상화되기 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스탠가론 국장은 북한이 세계통화기금(IMF)과 같은 국제 금융기구의 회원이 아니기 때문에 국제적인 경제 지원을 받을 길도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이날 함께 회의에 동참한 미국의 전미북한인권위원회(NCNK) 키스 루스 사무국장은 북한 당국과 세계보건기구(WHO)가 주장하는 신형 코로나 검진 결과에 대해 믿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루스 사무국장은 진단용품의 성능에서부터 의심환자 또는 확진자에 대한 격리 조치 등에 대해 신뢰하기 어렵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또 북한의 국경폐쇄 조치로 신형 코로나 확진을 크게 줄이는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국제지원단체들의 구호물품이나 관계자 입국이 크게 제한되면서 장기적으로는 북한 보건이나 식량 안보에 부정적인 영향을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현재 외국에서 북한으로 들어가는 국제기구 관계자는 반드시 한달 동안 격리조치 되기 때문에 북한 내에서 시행 중인 지원활동에 대한 감시(모니터링)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루스 사무국장은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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