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배고픈 주민들에 ‘위대한 김정은 시대’ 공식 선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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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당국이 회의를 소집해 각 지역 기관, 기업소, 단체와 주민들에게 '위대한 김정은 시대'를 선포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9일 “오늘 점심시간에 공장(신의주 신발공장) 회의실에 모이라는 지시가 있었다”면서 “각 작업반별로 참가인원을 점검한 공장당위원회가 중앙에서 새로 하달한 구호 전달식을 개최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소식통은 “오늘 회의는 새로운 김정은 시대를 공식화한다는 내용으로 당의 방침을 전달하는 시간이었다”면서 “모든 당의 구호가 기존의 김일성, 김정일주의에서 위대한 김정은주의, 위대한 김정은 시대로 다 바뀌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연단에 나선 공장 당비서는 당에서 새로 제시한 구호들을 전달하는 모임을 시작하겠다며 회의 시작을 알렸다”면서 “이제부터 바뀌는 당 구호들을 하나하나 밝히고 구호의 내용을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당에서 회의를 통해 '위대한 김정은 시대‘를 공식적으로 선포하자 일부 종업원들은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면서 “과거 어느 시대(김일성, 김정일시대)보다 더 헐벗고 굶주리는 현실에서 무엇이 위대한 지 납득시켜야 할 것 아니냐는 분위기였다”고 말했습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도 같은 날 “오늘 당원 및 간부 회의가 소집돼 새로운 당정책이 전달됐다”며 “지난 달 김일성의 호칭인 태양을 삭제한 당국이 오늘 ‘새로운 시대’, ‘위대한 김정은 시대’를 선포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회의는 ‘전당과 온 사회를 김정은 동지의 혁명사상으로 일색화하는 당사상사업에 총력을 집중할 데 대한 내용을 전했다”면서 “위대한 김정은 시대의 혁명정신, 새시대 천리마정신으로 온 나라를 들끓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강연자는 장엄한 변혁의 새 시대, 위대한 김정은 시대의 요구에 맞게 당사상사업을 근본적으로 혁신할 것을 주장했다”면서 “하지만 기존의 태양이 김일성에서 주체조선의 태양 김정은으로 바뀌고 위대한 김정은 시대가 선포되자 회의장은 싸늘해 졌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김정은) 집권 12년 동안 인민생활은 더욱 궁핍해졌고 회생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는데 ‘위대한 김정은 시대’란 구호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앞으로 김정은 시대에서 무엇이 잘 되기를 기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