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커: 지난 16일경 북한 김정은위원장의 백두산 등정과 삼지연관광지구 현지시찰 과정에서 불법손전화기 사용자를 통해 행사 비밀이 사전에 누출되는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당국은 이번 비밀 누출 사건을 계기로 불법손전화기 사용자에 대한 대대적인 검열에 들어갔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이명철기자가 보도합니다.
양강도의 한 간부소식통은 28일 ”이번 최고지도자의 백두산 등정과 삼지연관광지구 건설 관련 현지시찰과정에서 행사 비밀이 외부에 누출되는 사건이 발생했다”면서 “1호행사에 관한 정보누출의 출처를 밝히기 위해 국가보위성 주관으로 대대적인 검열에 나섰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국가보위성의 검열그루빠들이 각 기관에 파견되어 검열을 벌인 결과 행사 비밀이 불법손전화를 통해 외부에 전달되었다는 단서를 잡았다”면서 “이에 따라 불법손전화기 소지자들을 색출하기 위한 검열에 착수하였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국가보위성 검열이 시작되자 국경지역에서 불법손전화기로 중국대방과 소통하면서 밀수를 진행하던 밀수꾼들과 한국에 있는 탈북자들과 전화연계를 해주고 돈벌이를 하던 전화 브로커들이 급히 피신하는 등 긴장된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면서 “불법손전화 사용자들은 대부분 피신했지만 검열성원들이 살벌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어 주민들이 크게 움츠리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이번 검열은 최고지도자의 신변안전에 대한 문제로 그동안 다른 이유로 진행하던 검열과는 차원이 달라 주민들이 두려움에 떨고 있다”면서 ”중앙에서 파견된 보위성 성원들이 눈에 불을 켜고 뒤지고 있어 곧 무슨 큰일이 날것 같은 예감이 든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또 다른 주민소식통은 같은 날 ”최고존엄의 안전과 관련한 국가보위성의 검열이 시작되자 평소 밀수꾼들과 협력하여 밀수를 방조하던 국경경비대도 국경연선에 대한 경비를 크게 강화했다”면서 ”이로 인해 중국에서 넘어오던 밀수물자들이 일시적으로 중단되는 바람에 밀수꾼들은 물론 밀수품을 전문으로 파는 장마당 상인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예전 같으면 검열이 제기되어도 밀수꾼들은 국경경비대에 뇌물을 고이고 일정한 물량의 밀수품을 들여올 수 있었는데 이번 검열은 하도 분위기가 살벌해 강밀수가 완전히 사라졌다”면서 “여차해서 잘못 걸리면 정치적 문제가 제기되어 큰 변을 당할 수 있기 때문에 경비대 군인들은 물론 밀수꾼들도 활동을 멈추고 모두 잠적해버렸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북한의 손전화 통신 서비스는 2000년대 초 처음 태국의 록슬리 퍼시픽사와 북한 체신성의 합작회사가 제공하기 시작했고, 가입자 수가 2003년 말 약 2만 명에 달했습니다. 하지만 2004년 4월 평안북도 용천역에서 대폭발 사건이 터지면서 북한 전역에서 손전화 사용이 금지되고 단말기도 북한 당국이 강제로 압수한 바 있습니다.
미국 조지워싱턴대학 한국학연구소의 김연호 부소장은 폭탄 테러에 손전화가 사용됐다는 이야기가 돌면서 이런 조치가 취해졌다고 최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말했습니다. 그후 ‘고려링크’라는 이름으로 북한에서 서비스가 재개된 2008년 말에는 가입자 수가 2천 명을 밑돌았지만, 7년 뒤인 2015년 말에는 3백만 명에 달했고 현재는 북한 체신성이 독점 공급하고 있는 강성네트 가입자까지 합해 북한의 손전화 가입자 수는 4~5백만 명 정도 될 것이라고 김연호 부소장은 추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