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김정은 생일 기념 당과류 선물...반응은 싸늘

0:00 / 0:00

앵커:북한 당국이 새해와 김정은 총비서의 생일(1/8)을 맞아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당과류 선물을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이번 선물은 대상도, 가짓수도 줄고 품질도 낮다는 지적입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금까지 북한에서 당과류 선물은 최고 지도자의 우상화를 위한 것이었습니다. 김일성 시대에 시작된 어린이 당과류 선물이 김정일에 이어 김정은으로 이어졌지만 올해는 전반적으로 그 내용이 부실하다는 지적입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지난달 31일 “중앙의 지시에 따라 오늘 전국의 어린이 대상 당과류선물 공급이 시작되었다”면서 “1월 8일용 당과류 선물을 설전에 공급하라는 지시가 하달되었기 때문”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함경북도 당위원회 선물준비위원회의 지시에 따라 청진시 안의 각 구역마다 탁아유치원생을 대상으로 한 당과류 선물을 공급했다”면서 “오전 9시부터 11시까지 해당 지역의 어린이들에게 당과류 선물을 공급하는 행사를 진행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하지만 이번 선물은 당과류의 품질과 품목도 최하인데다 선물대상자도 대폭 줄었다”면서 “올해부터 (7세 이상) 소학교 학생은 당과류 선물대상에서 제외됐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그 외에 당과류의 품질은 예전보다 더 한심해 어린 아이들조차 눈살을 찌푸리는 실정”이라면서 “알사탕400g에 과자460g, 볶은 메주콩에 전분을 입힌 콩사탕100g과 국수튀기 강정(옥수수) 등 껌 5개가 고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작년 당과류 선물에는 엿과 단묵(양갱), 입쌀강정이 있었는데 올해는 엿과 단묵은 없고 입쌀 강정은 올 해 국수튀기(옥수수) 강정으로 바뀐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올 해는 선물대상도 소학교 학생은 제외하고 탁아소 어린이와 유치원생까지로 제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면서 “이것마저도 1월 8일용 선물이라고 지정하자 일부 주민들은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면서 “그까짓 것을 받으려고 영하 20도를 웃도는 추위를 무릅쓰고 어른과 아이들이 한지에 나서(추운 날씨에 바깥으로 이동하며) 떨어야 하느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지난달 31일 “오늘 1월 8일용 당과류 선물을 공급했다”면서 “기존의 소학교 대상은 제외하고 0세부터(1월 출산 산모) 탁아소와 유치원 대상 어린이들에게 당과류를 선물한 것”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올해에도 1월 8일용 당과류 선물은 설날을 겸하여 공급했다”면서 “당에서 아직 1월 8일이 무슨 날임을 공식 밝히지 않아 대부분 김일성의 생일, 김정일의 생일에 맞춰 선물을 주던 것에 비해 김정은의 생일임을 어림잡아 짐작할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아직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생일을 교과서를 포함해 어디에도 표기하거나, 발표하지 않은채 슬그머니 국가명절로 쇠도록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작년 선물에는 옥수수로 만든 엿가락을 넣어 선물의 무게(1kg)를 맞추더니 올해는 엿 대신 국수튀개(옥수수)로 만든 강정을 선물에 넣어 허탈한 웃음을 자아내고 있다”면서 “이런 보잘것없는 것을 받고 김정은 만세를 부르라고 하기 때문”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이어 “게다가 설날을 앞둔 12월의 마지막 날에 맵짠 눈보라가 몰아치는 속에 부모들이 선물을 받게 되니 불만이 한층 높아지는 것”이라면서 “그나마 품질이 좋거나 당과류 양이 많으면 몰라도 고작 1kg 때문에 한지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해마다 떨어지던 품질이 올해 더 나빠져 이제는 최고 지도자의 선물이라는 명분도 희미하다”면서 “차라리 식량이나 당과류도 스스로 사먹을 수 있게 장사 길을 열어준다면 모든 주민이 일제히 환호해 마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