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 “북 특이동향 없어”…국회 외통위원장 “김정은, 열흘 내 나타날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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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 정부는 지난 주말 동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행방을 두고 쏟아진 언론 보도 등과 관련해 북한 내 특이동향이 없다고 거듭 확인했습니다. 한국 국회의 외교통일위원장은 김 위원장이 열흘 안에 나타날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주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거취를 둘러싸고 수 많은 의혹과 관측이 제기된 상황.

김 위원장의 잠행 16일째인 27일, 한국 통일부는 다시 한 번 북한 내에 이와 관련한 특이동향이 포착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조혜실 한국 통일부 부대변인: 김정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과 관련해 확인해드릴 내용은 없고, 다만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에서도 밝혔듯이 현재 북한 내부에 특이동향이 없음을 확인했다는 입장이 지금도 유효하다는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또 김연철 한국 통일부 장관이 하루 전 한 비공개 간담회에서 북한 내 특이 동향이 없다는 입장에 자신감을 표명한 것과 관련해서도 해당 발언이 한국 통일부의 입장과 같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김 장관은 당시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북한 내부에 특이 동향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발표한 건 기술 정보를 포함해 복잡한 과정을 거쳐 정보 평가를 한 것"이라며 한국 정부가 특이 동향이 없다고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을 정도의 정보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중국 정부는 이날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과 관련해 '제공할 소식이 없다'는 입장을 외교부 대변인을 통해 표명하고 만약의 필요에 대비해 북한에 코로나19, 즉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 감염증 진단 키트를 제공했다고 밝혔습니다.

같은 날 한국 국회에서는 국회 외교통일위원회가 주최한 긴급 전문가 좌담회가 열려 한국의 전직 외교·안보 당국자를 비롯한 전문가들이 김정은 위원장의 행적과 관련한 상황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윤상현 의원은 김 위원장이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열흘 안에 모습을 나타낼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김 위원장을 둘러싼 국제사회의 보도 내용이 북한으로 전해지는 경우의 내부 동요를 우려하고 있을 것이란 설명입니다.

윤상현 한국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이 사실이 계속해서 북한 내부에 보도가 되면 동요가 일어날 것이기 때문에, 최고 존엄의 권력 공백 상태가 있다는 설이 계속 퍼져 나가면 북한 내부의 동요 때문에 결국 7~10일 안에는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윤 의원은 다만 열흘 뒤에도 김 위원장이 공식 석상에 나타나지 않는다면 그 때는 김 위원장의 건강에 이상이 생겼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은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의 거취를 둘러싸고 쏟아지는 정보의 신뢰성에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유 원장은 객관적으로 김 위원장의 신변이상설 관련 정보의 출처에 신뢰가 가지 않는다며 한국 국가정보원이 매일 김 위원장의 건강을 비롯한 북한 동향을 확인하고 특이동향이 있으면 정찰자산을 띄워 재확인하고 있는 만큼 현 시점에선 국가정보기관의 정보판단을 존중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 현 단계에서는 모든 과학정보와 인간정보를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한국 정보당국의 입장을 존중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래서 저는 북한 내 특이동향이 없다는 데 동의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이 건강하다면 자신에 대한 외부의 관심을 최대한 올려놓은 뒤 머지않아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며 만약 그렇다면 현재는 자신을 향한 서방 언론의 관심을 즐기고 있을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김용현 전 한국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북한의 의도에 끌려들어가지 않을 수 있는 압도적인 대비태세를 유지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김용현 전 한국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 북한의 위기를 북한 지역으로 봉쇄·차단하고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끌고 가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뭐냐면 바로 한미동맹을 굳건하게 하는 것입니다.

간담회에 참석한 이용준 전 한국 외교통상부 차관보는 과거 김정일과 김정은에게 권력이 승계될 때도 정세 불안이나 급변이 없었던 점을 언급하며 백두혈통이 아닌 사람이 북한의 권력을 승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경쟁이 과열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고 진단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 관영매체는 27일 김정은 위원장이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건설에 참여한 근로자들에게 감사를 전했다고 보도했지만 사진 등 김 위원장의 모습을 따로 싣지는 않았습니다.

앞서 김 위원장이 조선인민혁명군 창건일인 지난 25일 기념 행사 등에 모습을 보일 가능성도 일각에서 제기됐지만 결국 불발로 끝난 바 있습니다.

한편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4·27 판문점선언 2주년을 맞은 이날 신형 코로나 위기가 남북협력의 새로운 기회일 수 있다며 신형 코로나 관련 방역협력이 현재로서는 가장 시급하고 절실한 협력과제라고 밝혔습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가장 현실적이고 실천적인 남북협력의 길을 찾아 나서겠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