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신변이상설 과대 해석으로 잘못된 대북정책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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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공개활동에 나서지 않은지 2주가 지나면서 건강이상설은 물론 사망설, 후계자 지정설까지 온갖 추측들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확인되지 않은 정보에 대한 과대 해석은 오히려 잘못된 미국의 대북정책을 초래할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민간연구기관 '퀸시 인스티튜트'의 제시카 리 선임연구원은 최근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 폴리시'에 게재한 기고문에서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추정과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들은 잘못된(bad) 대북정책을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리 연구원은 특히 북한에 언론의 자유가 전혀 없고, 관영매체 보도들이 객관적이지 않기 때문에 북한 문제에 대해서는 주로 외부 전문가들의 분석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최근 김정은 건강이상설에 대해서도 정보의 정확성과 투명성이 결여돼 미국 내 전문가들이나 정책 결정자들의 정책 기조나 분석에 따라 미국의 대북정책이 외교와 한반도 평화 구축이 아닌 방향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리 연구원은 특정 기조를 가진 일부 한국 언론들이 증명되지 않은 소식통을 인용해 내놓는 보도들 역시 김정은 건강이상설에 대한 객관적인 접근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김정은 위원장이 살아있다는 한국 정부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최근 한국의 온라인 메신저를 통해 확인되지 않은 김정은 사망설이 떠돌며 한반도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리 연구원은 미북 간 정보 소통의 벽을 허무는 것이 결국 장기적으로 미북 간 외교적 돌파구를 마련하고 미북관계를 진전시키기 위한 주요 과제라며, 미북 연락사무소 설치를 제안했습니다.

그는 미국 행정부에서 평양 주재 연락사무소 설치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면서, 이는 거짓 소문과 같은 불확실한 정보에 대한 의존을 줄이고 이로 인한 불필요한 긴장과 불신을 없앨 수 있는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워싱턴 DC 한미경제연구소(KEI)의 마크 토콜라 부소장은 2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의 통화에서 김정은 건강이상설 관련 불확실한 정보에 대한 과잉 반응은 외교 정책 결정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토콜라 부소장: 일단 북한이 나중에 어떤 설명을 내놓을지 기다리는 것이 필요합니다. 과잉반응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토콜라 부소장은 2014년 김정은 위원장이 40일간 모습을 감췄을 때도 각종 추측들이 나돌았지만 결국 다시 정상적인 모습으로 돌아왔다며 이번 상황에 대해서도 섣부른 결론을 내려서는 안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일단 북한이 공개적으로 어떤 발표를 하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미국평화연구소(USIP)의 패트리샤 김 연구원은 2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김정은 건강이상설에 대한 불확실한 정보에도 미국은 유사시를 대비해 미리 상황을 예측하고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김 연구원: 각종 추측들이 거짓으로 밝혀지고 김정은 위원장이 사실 건강하다 하더라도 미국 지도자들과 정책 결정자들은 최악의 상황을 생각해보고 비상사태에 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김 연구원은 "북한이 핵과 미사일 보유국이란 점은 변함이 없다"며 "혹시라도 권력 승계 과정에서 후계자가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잘못 이용할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김 연구원은 또 "이러한 시기에 한미 간, 그리고 다른 주요 동맹국과 이해 당사국 간 최악의 상황에 대비한 비상계획과 협력을 준비할 때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수미 테리 선임연구원 역시 26일 미국 워싱턴 포스트에 게재한 기고문에서 갑작스런 김정은 위원장의 사망 가능성에 미리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테리 연구원은 "실제 김정은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유사시 북한 72년 역사상 처음으로 미리 계획되지 않은 후계자 승계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이와 관련해 미국과 관련 국가들 간 협력이 필요한데 미중 무역전쟁 등으로 인한 적대관계는 갑작스런 북한 내 변화에 대한 대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