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째 잠적’ 김정은...‘건강이상설’ 끊이지 않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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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 통일부에 따르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0일 이상 공식석상에 나타나지 않은 사례는 올해 들어서만 벌써 세 차례 있었습니다. 김 위원장이 보이지 않을 때마다 전문가들은 건강에 이상이 생겼을 가능성을 제기해 왔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12일 서부지구 항공, 반항공사단 관하 추격습격기 연대를 시찰한 뒤 9일째 공식석상에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지난 15일엔 집권 이후 처음으로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 행사에 불참하면서 건강이상설까지 제기됐습니다.

자신이 이른바 '백두혈통'임을 과시하기 위해 김일성과 김정일의 생일 때마다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빠짐없이 참배해 온 김 위원장이 불참한 것은 신변에 이상이 생겼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10일 이상 모습을 나타내지 않은 사례는 올해에만 모두 세 차례.

지난 1월 25일 삼지연 극장에서 설명절 기념공연을 관람한 이후 건군절 행사까지 생략해가며 21일 동안 잠적한 것이 처음이었습니다.

여상기 한국 통일부 대변인(지난 2월): (북한 최고지도자의 그런 잠행은 이례적인 것입니까?) 그 문제에 대해서는 저희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일각에선 김 위원장이 당시 확산되기 시작한 코로나19, 즉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 감염증 때문에 주민들과의 접촉을 최대한 피하고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지만 김 위원장은 2월 16일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에 맞춰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는 자리에 다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이후 김 위원장은 같은 달 28일 대규모 합동타격훈련 현장을 시찰할 때까지 또다시 11일 동안 두문불출했고, 지난 3월 21일 전술유도무기 시범사격을 참관한 후 4월 10일 박격포병 구분대 포사격훈련 지도 현장에 나타날 때까지 19일 동안 모습을 감추기도 했습니다.

김 위원장이 이렇게 외부에 모습을 보이지 않을 때마다 관심을 모으는 것은 집권 이후 끊임없이 제기돼 온 건강이상설 때문입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011년 아버지인 김정일이 사망함에 따라 집권한 이후부터 급격히 살을 찌워 왔습니다.

한국 국정원이 지난 2016년 국회에 보고한 바에 따르면 집권 당시 키 170cm 정도에 90kg 정도였던 김 위원장의 몸무게는 5년 정도 만에 130kg까지 불어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는 어린 시절 마른 체형이었던 김 위원장이 할아버지인 김일성과 비슷한 외모를 만들기 위해 억지로 몸집을 불린 것으로, 각종 성인병 등 건강 문제가 뒤따랐을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습니다.

지난 2018년 평양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에서는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 함께 백두산 천지에 오르면서 힘들어하는 김 위원장의 모습이 포착됐고, 지난해 7월 판문점 미북 정상회동을 취재한 미국 폭스뉴스 진행자 터커 칼슨은 당시 김 위원장이 고르지 않은 숨소리를 냈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014년 무려 40일 동안이나 모습을 감춰 국제사회의 이목을 끌었습니다.

같은 해 9월 모란봉악단 신작음악회 관람 이후 사라진 김 위원장은 그 다음 달 노동당 창건기념일에도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지 않은 채 잠적했고, 건강이상설은 물론 북한 내 쿠데타설 등 여러 소문들이 잇따른 가운데 다시 모습을 드러낸 건 40일 만이었습니다.

지팡이를 짚고 등장한 김 위원장의 병명은 '발목 낭종'으로, 당시 한국 국정원은 김 위원장이 발목 복사뼈에 생긴 낭종 제거 수술을 받고 돌아왔다고 국회에 보고했습니다.

신경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지난 2014년): 시술 내용은 정확하게는 알 수 없지만 9월초에서 10월초 사이에 낭종 제거가 있었던 걸로 보이고 지금 현재는 회복기라고 보고를 받았습니다.

거취를 둘러싸고 다양한 분석이 제기되는 가운데, 김 위원장이 다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나타낼 때 까지는 건강에 문제가 생긴 것이라는 관측이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