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김정은 총비서가 백마를 타고 질주하는 모습이 담긴 선전영화를 본 북한 젊은이들이 이 장면을 비아냥거리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북도 신의주의 한 교육기관에서 근무하는 소식통은 6일 “요즘 젊은이들 속에서 음력설(2/1)에 텔레비죤으로 방영된 백마 타고 달리는 최고존엄의 영상을 두고‘최고존엄이 말은 잘 탄다’는 반응이 있는가 하면‘저렇게 좋은 말이라면 나도 저 정도 탈 수 있다’며 비아냥거리는 경우가 많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날(2/1) 두 시간 가까이 방영된‘위대한 승리의 해 2021년’이라는 기록영화에서는 백마 타고 질주하는 최고존엄의 영상이 특히 젊은이들의 눈길을 끌었다”면서 “나도 그 장면을 눈 여겨 보았는데, 백마 타는 모습이 멋 있다기 보다는 인민 우(위)에 군림하는 독불장군의 모습으로 비쳐졌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이런 생각은 우리 친구들도 다 같이 느꼈다”면서 “음력설 이틀 지난 후(2/3) 가까운 친구 세 명이 모여 밥을 먹었는데, 이날 친구들은 (김정은이)백마 위에 올라타 전력 질주하는 것을 보니 옛날 칼 차고 말 타고 거리를 달리며 힘 자랑 해대던 독불장군 같지 않으냐는 한 친구의 말에 모두 공감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특히 일부 지식층과 젊은 지식인들 속에서는 코로나사태의 장기화로 민생이 위기에 처했는데 황금색 굴레를 찬 백마를 타고 아름답게 꾸려진 숲길을 따라 신나게 달리는 최고존엄의 모습이 인민의 지도자에 어울리는 모습이냐는 의문을 표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 혜산시의 한 소식통은 같은 날 “2020년 신정에도 백두산에서 (김정은이)백마 타고 질주하는 기록영화가 텔레비죤을 통해 방영되었으나 장면이 짧아 별 생각없이 지나갔는데, 올 음력설날에는 장면이 긴데다 여러 번 방영되어 젊은이들의 관심을 끌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이날 기록(선전)영화에서는 2021년 모진 고난과 시련에도 굴복하지 않고 승리의 한해를 장식할 수 있었던 건 (김정은의)위대한 영도가 있었다고 주장하며 민심 결집을 유도했지만 젊은이들은 다른 선전내용은 무시하고 최고존엄과 그 일행이 타고 달린 백마의 가격에 관심을 보였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젊은이들은 최고존엄의 뒤를 따라 리설주, 김여정 당부부장, 조용원 당조직비서, 현송월 당부부장이 탔던 백마들도 전부 외국에서 수입되는 비싼 말이라고 수군거렸다”면서 “일반 백성은 죽었다 깨어나도 저런 백마는 타볼 수 없다며 지도부의 호화 사치생활을 비판했다”고 말했습니다.
기자 손혜민,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