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군사행보 강화는 대남 압박·체제결속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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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 내 전문가들은 올해 초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군사분야 현지지도에 집중하는 의도에 대해 한국 정부를 압박해 미국에 메시지를 발신하면서 북한 체제를 결속시키기 위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13일 한국 통일부에 따르면 올해 초 확인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공개활동은 모두 15차례입니다. 이 가운데 군사분야 관련 행보가 두드러집니다.

서부지구 항공, 반항공사단 관하 추격습격기 연대를 시찰했다는 지난 12일 북한의 보도 내용까지 포함하면 올해 김 위원장의 군사분야 행보는 모두 8차례입니다.

올해 초 김 위원장이 이처럼 군사행보에 집중하고 있는 것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 코로나19, 즉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로 인한 내부적인 불안을 잠재우기 위한 의도로 분석됩니다. 대외적으로는 한국 정부를 통해 미국 정부의 입장을 전환시키려는 데 그 목적이 있는 것으로 관측됩니다.

송대성 전 세종연구소장은 북한 당국에 있어 군은 내부적인 체제 결속과 향후 미국, 한국 등과의 대외 협상력을 높일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도 최근 군사행보를 부쩍 늘리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송대성 전 세종연구소장: 김정은 위원장에게 군사력은 정권을 지키는 가장 중요한 보루입니다. 북한에 위험요소가 있을수록 김정은 위원장은 군에 더 신경을 쓸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북한의 군은 대외 협상을 할 때 흥정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수단입니다.

김인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현재 북한의 경제적인 상황이 어렵기 때문에 김 위원장이 현지시찰할 만한 곳이 마땅하지 않다"며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의 공개행보가 군 분야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13일 내놓은 분석자료를 통해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이후 김정은 위원장의 군사행보가 강화됐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는 북한이 군의 위상과 사기를 진작시키고 군사전략의 변화를 예고한 것이란 분석도 내놨습니다.

특히 지난 2월 말 열린 당 정치국 확대회의와 지난 11일 열린 당 정치국 회의에 앞서 김 위원장이 군 시찰 행보를 보인 점에 주목했습니다.

김인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김 위원장이 군 시찰 직후 정치국 회의에 참석했다는 것 자체가 대내외 메시지가 될 수 있다"며 "올해 초 북한은 한국 정부가 내놓은 입장에 대해 즉각 답변을 내놓는 경향을 보였는데 이는 한국 정부를 압박해 미국 등 대외에 메시지를 발신하려는 의도"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북한은 지난 1월 한국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김 위원장 생일 축하 서신을 대신 전달했다고 밝히자 이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드러낸 바 있습니다. 당시 김계관 외무성 고문은 "미북 정상 사이의 친분관계에 끼는 것은 주제넘은 일"이라는 담화를 통해 한국 정부를 비판했습니다.

지난 3월에는 김여정 당 제1부부장도 북한의 무력시위를 비판한 한국 청와대를 담화 형식을 통해 비난한 바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김인태 책임연구위원은 "김 위원장이 이번에 항공부대를 방문한 것도 사전에 계획된 일정이 아닐 수 있다"며 "최근 한국 군 당국이 고고도무인정찰기를 배치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김 위원장이 이같은 군사행보를 보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