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에서 김정은 총비서를 주제로 한 기록영화 연속물이 2년 만에 새로 제작돼 방영된 것과 관련해,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상황이 어려워진 북한 당국이 내부 단속과 결속을 위해 선전행위를 강화한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경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김정은 총비서와 혁명전사들의 활동을 소개한 기록영화 '빛나는 삶의 품 31부 - 충성의 한길에서 영생하는 삶'이 새로 제작됐다고 북한의 관영매체인 조선중앙TV가 3일 보도했습니다.
약 90분 상당의 이 기록영화는 4일 북한 조선중앙TV에서 첫 방영됐고 7일 재방송됐으며, 현재 세계 최대 인터넷 동영상 공유사이트 유튜브(YouTube)에도 올라와 있습니다.
김정은 총비서를 주제로 한 연속물(series) 방영은 지난 2018년 이후 중단됐는데, 이번에 2년 만에 새로 제작돼 방영이 재개된 것입니다.
이번 기록영화는 김정은 총비서를 주제로 한 6번째 기록영화지만, 그동안 김일성 주석, 김정일 국방위원장 등의 기존 기록영화 연속물에 이어 '빛나는 삶의 품' 31부로 순서가 매겨졌습니다.
이와 관련, 미국 국가이익센터의 해리 카지아니스(Harry Kazianis) 한국담당 국장은 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코로나19발생 가능성, 코로나19백신 미확보, 경제 불황, 식량위기, 가혹한 제재 등 현재 북한에서 나오는 모든 소식들은 모두 부정적인 것 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이러한 기록영화 방영은 북한 내부의 우울한 상황을 통제하고, 김정은 정권에 대한 충성심을 유도하려는 선전 활동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이러한 시도가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분석관을 지낸 수 김(Soo Kim) 랜드연구소 정책분석관도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악화되고 있는 경제상황 때문에, 아마도 김정은에 대한 충성도를 회복하기 위해 새로운 기록영화를 방영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김 연구원은 북한 정권은 본질적으로 김정은 총비서의 목숨과 권력을 보호하는 데 우선순위를 두고 있으며, 김정은 총비서가 정치적, 경제적 개방을 하지 않는 이상 북한의 선전 행위는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데이비드 맥스웰(David Maxwell) 선임연구원도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새로운 기록영화는 북한의 내부 결속을 강화하려는 일환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그는 그동안 북한은 정권을 유지하고 내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대규모 선전 행위나 주민들에게 이념 세뇌를 벌여왔다고 지적했습니다.
맥스웰 연구원: 북한 정권이 선전을 강조하는 행위는 위기에 대한 한 가지 대응법 밖에 가지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북한은 정권을 유지하고 주민들을 통제하기 위해 집중적인 이념 세뇌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어 이러한 기록영화는 북한 주민들이 정권을 위해 희생을 강요하고, 이러한 희생을 정당화하는 데 쓰인다고 그는 지적했습니다.
한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단은 이번 기록영화에서 나온 요트, 독일 폭스바겐에서 제작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의 제재 위반 여부에 대한 논평요청에 7일 오후 현재까지 답변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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