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 전 특사 “김정은, 대사면 정치적으로 이용”

0:00 / 0:00

앵커 : 북한이 정권수립 70주년을 맞아 1일부터 '대사' 즉 사면을 실시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미국의 로버트 킹 전 북한인권특사는 정치적인 목적을 위한 시도라고 지적했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킹 전 특사는 독재국가 북한에서는 지도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너그러운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사면을 단행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킹 전 특사 : 김정은 위원장이 주민의 안녕과 복지를 염려하는 지도자라는 인상을 조성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It's a way that Kim Jong Un has of stoking the image that he is concerned about the wellbeing and welfare of the people.)

킹 전 특사는 이날 미국 워싱턴의 한미경제연구소(KEI)가 인터넷사회연결망인 페이스북을 통해 진행한 ‘북한의 사면과 인권(Amnesty and Human Rights in North Korea)’을 주제로 한 행사에서 이 같이 말했습니다.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는 지난달 12일 발표된 정령을 통해 8월 1일부터 사면을 실시하고, 내각과 해당 기관들은 석방된 사람들이 안착되어 일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실무적 대책을 세울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킹 전 특사는 미국 등과 같은 민주국가에서는 법을 더 공정하게 적용하고, 죄목에 대해 더 정당하게 처벌한다는 차원에서 대통령이 사면을 결정하는 반면, 북한에서는 지도자에 대한 특정한 인상을 심어주려는 정치적 목적을 위해 사면이 단행되는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 위원장 집권 후 사면이 이뤄진 것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70회 생일을 기념한 2012년 2월과 광복 및 노동당 창건 70주년을 맞은 2015년 8월 두 차례입니다.

북한 요덕수용소 출신 탈북자 정광일 노체인 대표는 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은 김일성 주석의 생일 혹은 북한정권 수립일 등 국가적 의미가 있는 날의 5주년 혹은 10주년 등 꺾는 해, 즉 정주년 기념일에 이 같은 대사면을 늘 해 왔다며 특별할 것이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정광일 대표 : 북한에서 대사는 꺾는 해마다 있었거든요. 특히 김일성 생일, 김정일 생일, 당 창건, 공화국 창건 이렇게 맞춰서 하거든요. 세 번째 대사면이라는 것이 정주년을 맞아서 세 번 한 거고, (김정은 위원장) 자신이 특별히 배려해서 하는 것이 아니거든요. 북한의 노동신문이라든가(에서) 대사면 발표를 계속 해 왔고요.

정 대표는 최근 북한과의 대화 움직임과 맞물려 이번 사면에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일부 언론에서 노동신문의 이번 사면 발표에서 김 위원장의 ‘인민중시, 인민존중, 인민사랑의 정치’ 등의 용어를 사용해 ‘인민’을 특히 강조했다며 앞서 2015년 사면과 관련해서는 ‘불패의 혁명대오로 굳게 뭉쳐지고’ 혹은 ‘일심단결을 반석같이 다지고’ 등 ‘일심단결’을 강조한 것과 대조된다고 평가한 것은 지나치게 우호적인 해석이라고 그는 지적했습니다.

정 대표는 일반 북한 주민들의 삶은 2015년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로 어려운데 김 위원장은 미사일이나 잠수함 제조 공장 등 군수품 생산 공장 시찰에만 나서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