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북한 당국이 주민들에게 '김정은 장군 찬가' 암기를 강요하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당국은 최근 매주 진행하는 정기 학습을 통해 전국의 모든 당원들과 근로자, 주민들에게 김정은 총비서에 대한 우상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평안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28일 “이번 주부터 당에서 모든 학습 대상자들에게 ‘김정은 장군 찬가’를 보급하고 있다”면서 “정기 학습을 계기로 참가자들에게 노래가사를 전부 암기하라고 강요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북한 당국이 공식적으로 '김정은 장군 찬가'를 학습제강에 못박아서 주입시킨 것은 처음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제껏 당에서 이 노래를 부를 것을 강요하지 않고 행사 때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는 수준이었다는 겁니다.
'김정은 장군 찬가'는 2015년 7월27일 첫 발표된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찬양가로 3절로 구성돼 있습니다.
소식통은 “이번 주에 공장, 기업소와 사회단체를 대상으로 한 ‘당원 및 근로자’ 대상 정기 학습이 진행되었다”면서 “각급 단위에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6차, 7차 전원회의에서 보고된 총비서의 기본 사상을 정기학습제강으로 전달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그런데 이번 주 학습의 최종 목표가 ‘김정은 장군 찬가’를 암기하는 것이어서 주민들 속에서 불만이 일고 있다”면서 “당에서 하루 한끼 먹고 살기도 어려운 주민들에게 ‘김정은 장군 찬가’를 부를 것을 강요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 “일부 주민들은 조직적인 강요와 통제에 못 이겨 ‘김정은 장군 찬가’를 따라 불렀지만 불편한 기색이 역력했다”면서 “총비서가 3대 세습으로 집권한 뒤에도 식량난이 계속되고 있는데 그가 어찌 인민의 태양이고 장군이냐고 말한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집권 10년이 지나도 인민 생활이 향상된 것은 찾아볼 수 없는 게 현실”이라면서 “행여 (집권 당시) 20대의 김정은이 변화를 가져 올 것으로 한 가닥 기대했던 일부 주민들은 과거보다 더 암울한 식량난에 낙담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29일 “요즘 당에서 각 조직별 학습을 통해 ‘김정은 장군 찬가’를 암기할 것을 강요하고 있다”면서 “이번 주 학습목표는 ‘김정은 장군 찬가’를 외우는 것으로 정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이번 주 정기학습에서는 노동당 전원회의 제8기 6차회의와 7차회의의 결정지시를 무조건 관철하자는 내용이 언급됐다”면서 “그러기 위해 총비서에 대한 무한한 충성심을 간직해야 한다며 ‘김정은 장군 찬가’를 부르게 한다”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 “일부에서는 ‘김정은 장군 찬가’를 놓고 어처구니 없다는 반응이 나온다”면서 “가사에 ‘장군은 강대한 조선의 기상, 높뛰는 조선의 심장, 눈부신 세기의 태양, 찬란한 승리의 기치, 그 이름도 위대한 김정은 장군’이라는 터무니없는 찬양일색으로 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일부 주민들은 ‘김정은 장군 찬가’의 ‘영광만리’나 ‘제일락원‘ 같은 소리는 배부를 때나 나올 흥타령이 아니겠냐”면서 “식량부족으로 하루를 버티기 힘든 주민들에게 ‘위대한 김정은 장군 찬가’를 부를 것을 강요하고 있는 당국의 처사에 주민들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번에 진행된 정기 학습 내용이 최근 러시아에서 발생한 용병 반란과 연관있는지는 즉시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북한 내부에서는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지도자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면서 강압적인 우상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김지은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