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심혈관 수술 후 위중설에 대한 엇갈린 보도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김 위원장의 신변에 이상이 발생한다면 그의 후계자로는 여동생 김여정이 유일할 것이라고 미국 카네기국제평화재단(CEIP)의 동아시아 안보 전문가 캐서린 보토(Kathryn Botto) 연구분석담당이 전망했습니다. 대담에 양희정 기자입니다.
기자: 북한 내부, 특히 지도자의 신변에 관한 정보는 전 세계 최악의 정보 통제국가라는 특수성 때문에 한미 첩보 당국조차도 사실 여부를 파악하는 것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번 김 위원장의 신변이상설에 대해 한국과 미국은 물론 세계 각국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신변이상설과 이상이 없다는 한국 청와대 등의 분석 등 엇갈린 보도가 무엇을 시사한다고 보시는지요?
보토 연구분석담당: 김 위원장의 유고시 후계자가 누가 될 지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 정권이 어떻게 될 지에 대한 관심이겠지요. 김일성 주석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거쳐 김정은 국무위원장까지 김 씨 일가의 승계가 무리없이 이뤄진 것처럼 김정은 위원장의 신변에 이상이 생겨도 북한 정권이 불안정해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하지만, 북한 전문가들은 김정은 위원장의 건강 상태를 주시하고 그의 유고시에 발생 가능한 상황들에 대해 대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겠지요.
기자: 김 위원장의 신변에 이상이 생긴다면 그의 후계자는 누가 될 것으로 보시는지요?
보토 연구분석담당: 김여정 제1부부장이 후계자가 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북한에서 여성 지도자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북한에서 (지도자 요건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김 씨 혈통입니다. 김 국무위원장의 자녀는 아직 지도자가 될 나이가 아니고요.
기자: 세계적으로 대유행하고 있는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이 북한을 지원할 의사가 있다는 점을 여러차례 밝혔습니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코로나19 관련 대북 인도적 지원을 함으로써 교착 상태에 빠진 미북 관계의 진전을 모색할 수 있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는데요.
보토 연구분석담당: 북한은 보건체계가 열악하고, 결핵과 B형 간염 같은 기저 질환 보유자의 비율이 높은데다 주민의 40퍼센트 이상이 영양결핍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따라서, 전염병 발생에 취약할 수 밖에 없습니다. 북한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우한 보다 이틀 먼저 국경을 봉쇄하고 외국인을 격리시키는 등 철저한 조치를 취하는 한편 코로나19 환자가 한 명도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북한 의료 체계가 우수하고 지도부가 잘 하고 있다고 선전하며 '강한 국가 이미지'를 과시하려는 것입니다. 최근 북한 잦은 단거리 미사일 발사 실험도 같은 맥락이지요.
기자: 인도적 지원을 통한 미북 관계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보시는 건가요?
보토 연구분석담당: 북한은 사이버 해킹, 선박 대 선박 환적, 불법 밀수 등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등의 강력한 대북 제재를 회피하고 있습니다.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단이 북한의 이 같은 제재 회피 활동을 주시하고 조사하고 있습니다. 제재는 미북 협상에서 미국의 중요한 대북 지렛대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인도적 지원에 대한 절차를 간소화해 북한의 코로나19 발생이 있을 경우 신속하게 지원할 수 있도록 대비하는 한편, 북한의 비핵화에 가시적 진전을 보일 때까지 제재를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앵커: 지금까지 미국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동아시아 안보 전문가 캐서린 보토(Kathryn Botto) 연구분석담당의 견해를 들어 봤습니다. 대담에 양희정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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